[헤럴드경제=문영규ㆍ정경수 기자]“수익률이 마이너스(-)20%대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개미는 돈 못번다고 해요. 시장이 좋아서 이만큼 올랐는데 눈치보고 있다가 오늘이 고점이겠지 해서 못사고, 저점일땐 내가 사면 더 내릴 것 같아서 못사고. 그래서 바라만 보다 템포가 늦는 겁니다.”(54세 여성 개인투자자 송모씨)
“개미가 돈 버는건 10명 중 1~2명 있을까말까 할겁니다. 기관이나 외국인이 일반인들보다 정보가 빨라 한 발 앞서고 한 발 먼저 빠지니 개미가 손해보는 것은 아닐까요. 누가 괜찮다고 해서 사면 개미들은 이미 늦은거죠.”(58세 자영업자 정모씨)
코스피(KOSPI) 지수가 고점을 높이며 어느덧 2200선을 향해 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만 울상을 짓고있다.
국내 주식시장 전체 투자자 약 500만 명 가운데 99%에 달하는 것이 개인투자자들이지만, 지난해나 올해나 이들의 투자 성공률은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헤럴드경제가 지난해 초부터 현재(23일)까지 302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의 일별 순매수와 지수등락을 비교해 매수대비 지수상승ㆍ하락 적중률을 분석해 보면, 개인투자자의 일별 투자 성공률은 3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코스피를 순매수하면 지수는 하락하고 반대로 순매도하면 지수가 상승하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302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의 개인 순매수는 125일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오른 것은 40일 뿐이었다. 32.00%에 불과한 성공률이다. 반면 순매수일 지수가 하락한 것은 85일로 68..%에 달했다. 개미들의 실패 확률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반대로 개인들이 177일 동안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오른 날은 121일로 68.36%였다. 지수가 하락한 것은 56일로 31.64%였다.
이를 토대로 개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을 계산해보면 68.21%, 성공할 확률은 반대인 31.79%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의 성공률과 비교해보면 개인투자자들의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기관의 순매수는 118일 이뤄졌고, 이 가운데 지수가 오른 것은 67일, 56.78%의 성공률을 보였다. 하락한 것은 51일로 43.22% 수준이었다.
반대로 기관 순매도 184일 가운데 코스피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85일로 46.20%, 상승한 것은 99일로 53.80%다.
기관의 일별 투자 성공률을 종합하면 50.33%. 개인(31.79%)보다 18.54%포인트 높다.
코스피 내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소외현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외인이나 기관은 대형주에 집중해 투자하며 자금력으로 매매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반면, 개인들은 주가가 오르기 쉬운 중소형주 투자를 많이 하지만 매매의 연속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이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것이나 (주가가 오르기 쉬운)테마주에 주로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을 스스로 올리기도 하는데 개인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추측했다.
그는 “반면 개인들의 경우엔 매수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 주가를 올리기 힘든 요인일 수 있다”며 “기관이나 외인은 좋으면 계속 사기도 하지만 개인은 자신이 매수한 이후 자기 주식을 사줄 사람이 보장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실패 사례가 더 눈에 띄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070사의 실질주주는 494만 명이었으며 이 중 개인주주는 489만 명으로 전체 99%를 차지했다.
그러나 보유주식수로 보면 개인의 보유주식 비중은 50.1% 수준이었다. 1명당 주식수도 개인은 7000주에 불과했으나 법인주주는 121만주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