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대훈(24·한국가스공사)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8강전에서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8-11로 져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58㎏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대훈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인 이번 리우 대회에서는 68㎏급으로 올려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또 무산됐다.

세계선수권대회(2011, 2013년), 아시안게임(2010,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2012, 2014년)에서 이미 2연패를 이룬 이대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따면 태권도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훈은 승자의 손을 들어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대훈 “인생 끝난 거 아니다” 상대 손 들어주며 패배 인정…아름다운 마침표

경기 후 이대훈은 “상대가 훌륭했다. 모든 면에서 즐기는 선수였다. 경기 전부터 견제를 했는데 매 상황을 대처하더라.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나보다 편하게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세계랭킹 40위인 아부가우시는 이대훈이 올림픽 전부터 경계했던 선수다. 이대훈은 “대비는 했는데 예상보다 발도 더 날카롭고 묵직했다. 한 경기를 봤을 때 상대가 나보다 경기 운영을 잘했다”며 “웨이트를 많이 해서 자신 있었는데 상대의 힘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메달을 못 따고 졌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평생을 살아가는 건 아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한 가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기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체급을 올린 후 성적이 좋았다. 나도 모르게 자만심이 생겼다. 너무 잘돼서 올림픽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졌으면 오히려 편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경기 후 아부가우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대훈은 ”예전에 어릴 때만 해도 지면 내가 슬퍼하기 바빴다. 지난 올림픽 때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못 봤다. 속으로는 아쉽지만 상대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