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동요 달래기 많은 부분 할애 한반도 긴장 상황서 ‘단합’ 강조 정쟁 중단-법안 조속 처리 촉구
박 대통령은 13일 대국민담화에 나서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히는 한편, 국회에 계류돼 있는 쟁점 법안들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거듭 호소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는 안보,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결집을 이뤄내고 집권 4년차 4대 구조 개혁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동요하고 있는 민심을 달래는 데도 원고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국민들에게 북한의 핵실험으로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 ‘단합’을 강조했고 정치권에 대해선 어려운 안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정쟁 중단과 쟁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아울러 집권 4년차를 맞아 4대 구조 개혁을 완수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신년 구상을 기자회견과 대국민담화를 병행해 밝힌 것은 처음이다. 신년 회견 대신 대통령이 직접 담화를 택한 데는 북핵 문제와 민생 법안 처리 지연 등 당면 과제들의 시급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현 정부는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데다 경제 활성화 등 쟁점법안들의 지연과 북한 핵실험으로 꼬여버린 남북 관계로 국정 운영의 동력이 약화될 경우, 조기 레임덕이 고개를 들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총선이라는 유동적인 정국에서 개혁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 결집을 통해 안보, 경제 위기를 정면 돌파해 국정 운영의 누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대통령은 우선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핵ㆍ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 대해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다.
앞서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에 합의한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단호한 대응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에 대해서는 경제, 안보 위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쟁점 법안의 통과를 재차 당부했다.
특히 북한 핵실험 이후 안보대비태세 강화를 주문하면서 북한의 후방테러, 국제 테러단체 위협 대비를 위해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지난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 핵실험 이후 정치권을 향해 “앞으로 어떤 대치 상황이 올지 모르므로 정치권에서는 모든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안위를 위해 다같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쟁점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 예고,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새해 벽두부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핵심법안 처리의 절박성도 재차 호소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 탈퇴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력히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9.15 노사정 대타협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은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으며, 어려움이 있으면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자 집권 4년차의 국정 운영 구상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총선을 앞두고 유동적인 정국에서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대내외적인 경제, 안보 위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대통령은 위기상황의 돌파구를 찾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국민들이라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 나서주시면 자신도 동참해 개혁의 열매가 국민들께 돌아가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마무리했다.
담화 및 회견은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 가량 진행됐으며, TV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최상현ㆍ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