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이 박근혜 정부와 타결한 위안부 합의안을 두고 일본 진보층과 극우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 보수문화 평론가인 후루야 쓰네히라(古谷経衡)는 3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그동안 인터넷 상 보수층은 아베를 ‘혐한(嫌韓)의 스타’로 여기고 따랐다”며 “위안부 문제 일절 타협하지 않는 자세를 기대했기 때문에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부 담판 합의] 日 보수도 진보도 아베에 ‘항의’
[자료=헤럴드경제DB]

이날 아베 총리의 페이스북 페이지의 최신 글에 ‘네트우요(극우적 네티즌)’가 단 댓글이 2245개에 달했다. 이들은 “국민의 혈세는 국민을 위해 써달라”, “일본이 가해국가고 한국이 대국(大國)이면 베트남 위안소 설치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하라” 등 일본의 사과 표명과 10억 엔(97억 원) 지원 방침을 약속한 합의안에 반발했다.

진보층도 크게 반발했다. 지난 29일 일본 내 위안부 지원단체인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 전국 행동’은 “피해자가 직접 참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결’은 ‘해결’이 아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소녀상 이전 등을 마음대로 합의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다”고 반발했다.

[위안부 담판 그 후] “배신당했다…”, 日 보수도 진보도 아베에 등 돌렸다?

이어 아베 총리에 “박근혜 대통령에 표명을 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사죄 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수상 자신이 공식적으로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아베 정권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 사과와 개인 배상을 요구하는 해결안을 제출한 바 있다.

전후보상 및 재일 한국인의 문제를 다뤄온 변호사 37명도 30일 성명을 통해 “일본이 가해한 피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책임을 인정하는 진실한 사죄를 이행, 사죄의 증거로 배상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스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소셜미디어 전문 기자는 일본 네트우요의 반발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터넷 상 보수층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비판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