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작은 키에 배불뚝이 몸매와 많이 벗겨진 머리, 덥수룩한 턱수염을 가진 남성.

인기 샌드박스형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의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Markus Perssonㆍ36)은 이처럼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게임개발자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유저들의 창조성을 극대화한 샌드박스(SandBox)형 게임으로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1억명이 넘는 ‘2014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속에서 블록을 갖고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으로 게임 안에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슈퍼리치] 0.01%의 패션⑦-‘페도라 쓰는 갑부’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

페르손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색 페도라(Fedoraㆍ중절모)다. 그는 공식석상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항상 길이 6∼7㎝ 챙이 달리고, 모자 상단 중앙이 움푹 파인 디자인의 페도라를 쓰고 나타난다. 그는 십여개의 페도라를 갖고 있지만 색상은 모두 검은색이다.

그가 항상 페도라를 착용하는 이유는 그의 대머리를 감추는 것과 키를 좀 더 커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 스웨덴 출신인 페르손은 북유럽 사람의 평균키(약 180㎝)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실제 그가 페도라를 착용했을 때와 쓰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보면 키가 10㎝는 더 커보이게 느껴진다.

한때 페도라는 나이 지긋한 중년 남성이 애용하는 아이템이었지만 최근 디자인과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젊은층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그는 검은색 페도라에 맞춰 늘 검은색 의상을 선호한다. 페도라는 바지나 신발, 양말과 함께 색상을 맞추는 것이 가장 멋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슈퍼리치] 0.01%의 패션⑦-‘페도라 쓰는 갑부’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

페도라와 검은색 의상은 그의 인디(IndieㆍIndependent 축약어)적 성향도 보여준다.

1979년 스웨덴의 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페르손은 어린 시절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외톨이었고 그를 위로해 준 것은 오직 컴퓨터 프로그래밍이었다.

7세 때 부친이 가져온 컴퓨터 ‘코모도어 128’을 접하면서 자신만의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8세 때에는 텍스트로 이뤄진 모험 게임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 ‘자유로운 의지’를 지닌 인디게임 개발자로 여긴다. 인디게임은 개발과정에서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상업성에 구애받지 않아 기발한 소재의 게임 개발이 가능하다.

[슈퍼리치] 0.01%의 패션⑦-‘페도라 쓰는 갑부’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

그는 아직도 낯을 가리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도 꺼린다.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몇번 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매우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현재는 게임 개발자라는 좋은 직업을 갖고 있고, 돈도 많이 벌었다”면서 “여전히 게임 프로그래밍이 흥미롭다. 그래서 회사를 경영하는 것보다 게임 개발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슈퍼리치] 0.01%의 패션⑦-‘페도라 쓰는 갑부’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

페르손은 2004년 캔디크러쉬사가를 제작한 ‘킹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게임 개발 내공을 쌓은 뒤 2009년 모장(Mojang)을 설립하고 마인크래프트를 론칭했다.

모장은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매각됐다. 모장의 주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던 페르손은 매각을 통해 거금을 손에 쥐었다. 페르손의 개인보유 자산은 15억달러로 뛰었다.

mss@heraldcorp.com

[관련기사]

0.01%의 패션⑥-절세미모 요르단 ‘라니아 왕비’의 수천만원짜리 드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