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서밋 플레이스’ 상가 프랜차이즈·유명 맛집 유치 평일에도 1시간 대기는 기본 상권 살고 부동산 가치도 ‘UP’
“요즘은 남들이 모르는 특이한 맛집이 들어와야 상권이 살고, 부동산 가치도 오르는 것 같습니다.”(상가 관리임대 컨설팅업체 P씨)
맛집이 주변 상권을 살려 부동산 가치마저 견인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음식점보다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 특히 효과 만점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1호점을 낸 이른바 ‘벌집 아이스크림’ 판매점 소프트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달도 안 돼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서울 주요 백화점에 입성했다. 현재 15호점까지 냈고 매장 한 곳에서 월평균 1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저트업계에서는 전설, 혹은 신화로까지 불린다.
그러나 신생업체가 오히려 백화점 상권을 살리고 있다는 평마저 나온다. 이 점포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보기 드문 긴 줄이 늘어서는 현상도 종종 목격된다.
건설ㆍ부동산업계도 이 같은 현상을 예의주시하며 체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이 장기간 침체되자 신성장 동력사업인 수익형 부동산 개발에 나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판교에 지은 주상복합 서밋 플레이스의 상가 자리(지하1층~지상3층)를 수년간의 사전준비 끝에 100% 직영체제의 스트리트몰 아브뉴 프랑(Avenue France)을 개발, 판교의 명물로 부상시켰다. 호평 속에 내년 광교에도 아브뉴 프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비결은 역시 맛집이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게 독점 임대대행을 맡겨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물론이고,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지역 유명 음식점을 유치해 뜨거운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서울 강남 인기 음식점인 투뿔등심, 붓처스컷, 블루밍가든과 가로수길 인기 음식점 생어거스틴, 샤이바나, 서래마을과 이태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스트로펍, 이태원의 타르틴 등이 입점했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20~40대의 트렌드세터들과 젋은 주부층들이 가장 선호하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들로 구성해 인기가 높다”며 “평일에는 1시간 정도, 주말에는 오후 3~4시에도 30~40팀이 대기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인 종각에 신축된 오피스빌딩 그랑서울의 지하1층~지상2층 상가 역시 맛집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만화 ‘식객’에 나오는 유명 음식점 11곳이 입점을 결정해 식객촌이라는 브랜드를 따로 만들었다.
지하 1층에는 서울 강남구의 수하동, 노원구의 참누렁소가 입점하고 1층에는 파주의 오두산 메밀가, 전주의 전주밥차, 의정부의 오뎅식당, 서울 중구의 만족오향족발, 부산의 부산포어묵, 성북구의 무명식당이 입점한다. 2층에는 벽제한우설렁탕청미, 남양주의 봉우리한정식이 입점한다.
이러한 사상 초유의 시도가 불러올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식객촌 구상을 현실화시킨 서대경 플렉스플레이코리아 대표는 “굳이 분점을 안 내도 되는 분들을 설득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며 “한국 맛집의 교과서격인 식객의 11개 음식점이 3월 본격적으로 개시하면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