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혜 팀인터페이스 대표에게 ‘공공디자인’ 을 묻다

“사회적 책임을 입은 디자인이 시대정신”

디자인에 ‘공공’이란 말이 붙으면서 사회적 책임과 서비스 정신은 공공디자인의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사람, 수용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디자인은 더이상 호응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된 셈이다. 서울시 ‘범죄 예방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초대 한국서비스디자인협의회장을 지낸 이성혜 팀인터페이스 대표를 만나 ‘DSR(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요즘 공공디자인은 감각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최근 공공디자인 기조는 어떤가.

▶예전엔 시각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었지만 이제는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가 전파되고 있다. 소비를 부추기고 표피적인 감각에 국한된 ‘시각’ 일변도에서 사람들끼리 부대끼며 깊은 관계를 맺게 하는 ‘촉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특히 공공디자인의 경우, 시설이나 건물 등의 외관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의 욕구나 필요에 대해 헤아리고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디자인에 사회적 책임을 논하게 된 이유가 있나.

▶디자인도 시대 발전 과정을 반영한다. 사회적 책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의 발전 정도가 이를 논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선진 디자인을 모방하기 급급했던 초기 시절을 지나 외형에 대한 스타일에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이제는 ‘사람(소비자 혹은 사용자)’의 내면(경험)까지 살펴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나.

▶노력해야 할 방향은 아동,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디자인을 확대하는 것이다. 사회 문제는 정부 부처나 부서 조직 하나로 감당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공공디자인은 사람들이 실제로 접촉해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하는 만큼 일시에 업무 담당자 일방의 디자인이 아닌 장기간 다자 간의 협력 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