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전날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통해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뤄냈으나, 노조 일부 교섭위원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교섭위원 일부가 갑자기 자신에 대한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취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단체교섭이 대부분의 안건에 있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봤다. 하지만 막판 노조 교섭위원 개인이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함에 따라 노조 내부 조율 실패로 잠정 합의가 다시 무산됐다.

지난 4월 현대차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 도입에 따른 휴일 근무방식에 합의했지만 1공장 노조 대표 등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생산라인을 멈추고, 울산공장 본관으로 몰려와 계란을 투척하는 등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이들의 업무방해로 차량 390대를 생산하지 못해 54억원의 생산손실이 생겼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지난달 22일 울산지법은 해당 노조 간부 2명에 대해 3억원을 연대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교섭 마무리 국면에 개인적인 문제로 협상을 볼모로 잡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며 “특히 적법한 과정을 거쳐 사법당국이 판결한 사안에 대해 본인의 잘잘못을 배제하고 일방적인 시혜를 바라며 교섭진행에 비토를 놓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교섭에서도 노조는 고소고발, 손해배상 철회 요구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 사측과의 잠정합의 도출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임단협과 연계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5만191대, 총 1조225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