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자동차 위기론이 제기됐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일본업체의 반격, 중국 OEM업체의 공세, 브랜드 프리미엄화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현대ㆍ기아차의 명운을 쥐고 있는 최대 시장인 만큼 현재의 승승가도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노사갈등에 시달리고, 해외에선 경쟁업체의 반격에 맞서야 하는 ‘내우외환’이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의 ‘2013 중국 자동차 산업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중국 자동차 시장은 5~7%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양극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일본업체의 반격과 함께 현대ㆍ기아차의 수성(守城)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도요타, 혼다, 닛산이 중국 현지 생산 판매 및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며 “대대적인 투자에 따라 중국 시장 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2~3년 간 중국 시장에서 9~10%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위해선 경쟁업체의 반격을 이겨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현지 공장 확대 등으로 공급 측면에선 호재가 예상되나 브랜드의 프리미엄화와 고급형 차량의 성공, 일본업체의 반격 등을 이겨내야만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특히 2014년부터 중국계 OEM업체가 대형상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현대ㆍ기아차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12;00)잘나가는 중국마저...현대기아차 ‘내우외환’, 중국 시장 위기론 제기

현대ㆍ기아차도 중국 시장의 흐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며 현대ㆍ기아차 역시 가장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동안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90만825대를 판매했고. 8월에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10월 말에 들어서야 100만대를 돌파했던 지난해보다 2개월이나 앞당긴 실적이다.

7월 기준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15.8% 성장했으나 현대ㆍ기아차는 30.4%로 평균치를 2배 가까이 웃돌았다. 중국 승용차 시장 2위인 GM에도 6000대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에는 GM와 10만대 이상 차이가 났다. 이보 나우만 알릭스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 대표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업체의 최우선 순위 핵심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며 “현대ㆍ기아차 역시 중국이 핵심 성장 시장이다. 힘겨운 도전과제를 이겨내고 성장세를 이어가는 게 현대ㆍ기아차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업체가 현지 OEM기업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계 OEM 기업의 설비 가동률은 평균 65%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선 80%까지 가동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시장을 선점해 역량을 강화하는 승자 그룹과 성장속도가 느려진 패자그룹으로 양극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세계적 기업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 전문 자문사로, 매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국 자동차 산업 내 100명 이상의 최고경영진과의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