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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 기아차 또 ‘8월의 악몽’
경쟁업체는 ‘8월의 파티’ 벌이는데…현대차노조는 파업 수순
노조 협상결렬후 노동쟁의 조정 신청 제출
13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 ‘夏鬪 방향타’ 역할

수출물량 공급 차질…주요 해외시장 적신호
使측 “파업 강행땐 막대한 타격 불가피”


현대ㆍ기아자동차 노조가 일제히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난항 끝에 여름휴가 이후로 협상을 넘긴 현대ㆍ기아차 노사는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ㆍ기아차에 매년 8월은 판매가 가장 저조한, 최악의 ‘빈궁기’. 국산 경쟁 업체가 조기에 노사협상을 마무리 짓고, 수입차업계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는 등 현대ㆍ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업체는 모두 비수기가 무색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맞는 분위기다. 현대ㆍ기아차가 홀로 맞을 ‘8월의 악몽’이 더 어두워 보이는 이유다.

7일 현대ㆍ기아차 노사 등에 따르면, 일제히 협상 결렬을 선언한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두 노조 모두 오는 1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법적인 파업 수순을 밟는 것으로, 향후 찬반투표 결과 및 사측과의 교섭 진행 상황 등에 따라 파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앞서 5월부터 일찌감치 노사협상을 진행한 현대ㆍ기아차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여름휴가 이후로 협상을 넘겼다. 지난 6일 다시 교섭을 진행했지만 현대ㆍ기아차 노조 모두 교섭 결렬을 선언하면서 결국 대화가 무산됐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 지급,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 취득 지원금(1000만원) 지원 등의 일괄 제시안을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이 180개에 이른다. 이를 제대로 살펴보기도 전에 협상 결렬을 선언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휴가 이후에도 설득력 있는 제안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결렬 이유를 밝혔다.

기아차 노조 역시 기본급 13만498원과 주간 2교대제 도입에 따른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ㆍ기아차가 파업 수순에 돌입하면서 올해 8월은 업체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경쟁 업체가 이미 휴가 전 노사협상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 신차 출시 및 판매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예년과 같은 8월을 맞게 됐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는 8월 판매에서 전월 대비 3만2000여대가 감소한 6만8028대를 판매했다. 7월보다 판매량이 30% 이상 급감한 수치로, 7월이 다른 시기보다 판매량이 저조한 비수기란 점까지 고려하면 더 격차가 크다.

최근 5년간 현대ㆍ기아차 8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각각 1만8721대(2008년), 2만3424대(2009년), 6173대(2010년), 1만2746대(2011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매년 8월이 되면 파업 여파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급감한다”며 “올해에도 파업이 강행되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수입차가 지난 7월 판매에서 사상 최대 월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내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근 특근 거부로 수출물량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미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8월 ‘하투(夏鬪)’의 향방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기아차 노조는 협상 결렬 이후 이미 8월 생산 특근 거부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돼 있는 상황”이라며 “원만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선 깊이 있는 논의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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