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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통해 드러난 北 김양건의 막강한 위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가정보원이 24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격 공개한 가운데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위상도 새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양건은 지난 12일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수석대표의 ‘격’ 논란으로 좌초된 남북 당국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로 거론됐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대화록에서 드러난 김양건의 위상은 형식이나 내용 양측면에서 ‘막강’ 그 자체였다.

우선 형식면에 있어서 우리측에서는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석한 반면,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옆에 김양건 혼자만 자리했다.

이는 남북 당국회담 수석대표 ‘격’ 논란이 벌어졌을 때, 김양건이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 남한의 통일부장관이 대통령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영향력보다 크고 통전부장이 통일부장관보다 위상이 높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김양건의 위상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김양건은 노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이 끝나고 예정돼 있던 대규모 집체예술공연 ‘아리랑’을 함께 보자는 뜻을 넌지시 건네자 김 위원장이 입을 열기에 앞서 “장군님께서 일정이 바쁘시기 때문에”라며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양건은 정상회담 전날 노 전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간 회담 내용과 관련된 대목에서는 김정일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양건은 김정일이 “어제 회담에서 이야기 다…”라고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기본적으로 다 되었습니다”고 말을 꺼내고, 김정일이 다시 “밤에 보고 받다보니까 잘…”이라고 하자 “다 아시는 것이고, 충분히 논의된 문제입니다”며 김정일의 말을 끊었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양건은 북한을 실제로 좌지우지하는 당중앙위원회 비서이자 대남관계를 전담해온 통전부장으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에서는 모르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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