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위안 규모 비은행 금융 버블붕괴땐 충격 일파만파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버냉키 쇼크’에 이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21조위안(3780조원)으로, 신용 버블이 터질 경우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마비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조달러(3450조원) 양적완화 자금 회수조치(출구전략)에 버금가는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발생한 중국 은행권의 신용경색 위기는 ‘그림자 금융’의 씨를 말리겠다는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단호한 정책으로 인한 ‘참사’라 볼 수 있다. 런민은행의 개입으로 자금경색 국면은 일단 풀어졌으나 여전히 그림자 금융의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은 비(非)은행 금융기관들의 금융시장을 말한다. 주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대상이다.

대형 국유기업들까지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설비투자에 돌리지 않고 다시 중소기업에 대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특히 부동산 투기 목적 등 비정상적 대출이 많아 금융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림자 금융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인 21조위안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그림자 금융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왔다. 그림자 금융이 일본의 80년대 버블경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호황 때를 연상시키는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통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림자 금융은 시중은행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악성부채가 이전돼 부실자산을 증가시키고, 더 나아가 중국 경제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이번에 런민은행은 중국 금융권의 고질병인 그림자 금융을 척결하는 동시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중앙은행만을 바라보던 은행권 전체의 도덕적 해이를 고쳐놓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