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올해 초 저점 찍고 반등세
서울 아파트 8주 연속 상승
전문가들 “적정 가격·입지 좋으면 매수해야”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경기 둔화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 1분기 이후 집값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매수 타이밍을 재던 수요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강남 등 상급지의 경우 지난해 하락폭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일부 단지의 경우 신고가도 나오고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보합 또는 반등을 점치며, 적절한 가격선의 매물이라면 매수를 고려해도 좋다고 제언했다.
지난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0.00%)은 지난주에 이어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0.04%)의 경우 지난주(0.03%)보다 소폭 상승하며 8주 연속 올랐다. 대부분 지역에서 낙폭이 축소된 가운데 강남3구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송파구 아파트값은 이번주 0.16%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송파구 대표 단지인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올해 1월 전용 84㎡가 15억300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에는 이 평형에서 20억원대 거래가 네 차례 나왔다.
매수를 고려하던 수요자들은 갑작스레 오른 실거래 가격에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올해 초 잠실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했던 한 수요자는 “주변에서 더 떨어진다고 입모아 얘기하길래 매수 대신 전세로 들어갔는데 그 잠실 단지가 벌써 2억이 올랐더라”고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A씨도 “전세 사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전세 만기 시점인 올해 아파트 매수를 결심했다”며 “하지만 연초 대비 계속 매매가가 올라 지금은 우선 청약을 넣으면서 향후 계획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신혼집 매수를 고려 중인 30대 직장인 B씨도 “머리로는 집값이 내려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점차 반등하는 시장을 보면 지금이라도 사야하나 싶다”고 혼란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이 목표라면 완벽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는 적정 가격을 정해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들은 평론가 입장에서 생각하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서 “우선 가격을 정하고, 그 선에 해당하는 매물이 나오면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2021년 10월이 고점이므로 그 때보다 20%, 수도권은 30% 빠진 선이면 괜찮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위원은 "정부가 역전세 관련 조치를 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올 하반기는 불안한 반등세를 예상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역시 다른 여건들을 따지기 보다는 입지를 중심으로 매물을 살펴야 한다고 봤다. 고 대표는 “전망은 무의미하지만 소득이 오르면 실물자산은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 아파트의 경우 금리와 호가를 고려하기 보다는, 입지부터 따져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반등이 가시화된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번주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남(-0.09%→-0.10%) ▷대구(-0.10%→-0.09%) ▷제주(-0.09%→-0.06%) ▷부산(-0.07%→-0.05%) ▷광주(-0.06%→-0.04%)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