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유산’ 종영후 내조 전념 “언젠가는 음악무대 다시 설 것”
혹독한 시월드에 살던 ‘답답한 캔디’ 유진(32·사진)은 “아쉽지만 시원하다”고 했다. 마지막회 30.3%, 평균 25.3%의 성적표로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는 지상파 드라마를 구한 MBC ‘백년의 유산’의 유진을 27일 만났다.
‘막장 종합세트’라 할 만큼 진부한 장치와 자극적인 설정이 난무했던 드라마였다. ‘출생의 비밀’에 표독스러운 시어머니(박원숙)와 며느리(심이영), 황당하기 그지없는 찌질한 마마보이(최원영), 그 와중에 착해빠진 채원을 연기한 유진은 드라마를 끝낸 뒤 가벼운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막장 논란’에는 안타까움이 컸다.
“논란이 일었던 건 시어머니 때문이었던 같지만, 대본을 읽으며 ‘막장’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출생의 비밀 같은 소재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흔하잖아요.”
1997년 1세대 아이돌그룹 S.E.S로 데뷔, 가요계를 점령했던 원조요정 유진은 2002년 연기자로 전향했다. 벌써 연기생활 11년차. 그간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써냈다. 히트작도 많았다. 다른 아이돌과는 달리 ‘연기력 논란’도 피해갔던 원조 연기돌이다.
유진은 연기 논란에 대해 “당시엔 잣대가 없어 논란을 피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걸그룹 출신 배우의 연기를 “평가할 기준이나 기대치가 없었지만, 최근엔 착실히 연기준비를 하고 나온 아이돌도 많고, 기준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S.E.S와 함께 활동했던 핑클 출신의 성유리ㆍ이진과 함께 유진은 이젠 아이돌 후배들에게 성공적인 연기돌 변신의 본보기가 됐다. 그러면서도 무대를 향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때문에 언젠가는 걸그룹 시절과는 다른 음악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다. 배우로서도 여전히 목이 마르다. “이젠 무난한 캐릭터가 아닌 특색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배우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색이 강한 배우와 역할로 승화시키는 배우. 지금의 저는 전자도 후자도 아닌 것 같아요. 캐릭터를 빛내는 변화무쌍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당분간은 내조(남편 기태영)에 집중할 거고요. 그동안 못 챙겨줬잖아요.(웃음)”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