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그륜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게임 레벨업 하듯 디자인 스텝 업”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김그륜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가 ‘모션그래픽디자인 게임: 꿈을 이루는 공략집 그리고 인간 VS AI’ 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상상을 공유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네요. 앞으로도 게임 캐릭터 ‘레벨 업(level up)’ 하듯 절 ‘스텝 업(Step Up)’ 시킬 생각입니다.”

김그륜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는 본인의 인생을 게임 캐릭터에 비유했다.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쉼없이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도전한 경험담이 청중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모션그래픽 디자인 게임: 꿈을 이루는 공략법 그리고 인간 VS AI’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기업 ‘자이언트 스텝’ 등을 거쳐 현재 애플TV 콘텐츠팀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게임 1단계를 ‘25살’에 빗댔다. 그는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으로 최신형 맥북을 처음 사고선 해외에 진출하고 큰 시상식에서 상을 받거나 연설하는 상상을 했다”며 “맥북으로 모션 그래픽 활동을 열심히 이어가기로 결심하며 대학을 졸업했다”고 회상했다.

첫 회사였던 자이언트 스텝은 미국 진출 기회를 선사했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 ‘007 스카이폴’의 타이틀 시퀀스 작업에 합류하게 된 것. 그는 “심장이 뛸 정도로 정말 하고 싶었다”며 “일이 끝나고 나서도 개인 시간을 투자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 시절 작업한 작품을 전체 화면으로 띄어놓고선 자리를 비웠는데, 한국을 잠시 방문했던 ‘007 스카이폴’ 담당자가 이를 보고 같이 작업하자고 권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의 작업도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동명 비디오게임으로도 유명한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메인 타이틀 제작에 참여, 그는 올해 에미상까지 수상했다.

그는 “담당 감독이 곰팡이가 퍼지는 작품을 요청해서 보내줬더니 만족했다”며 “1년간 예정된 작업이 있었지만, 이를 미루고 곧바로 합류하게 됐고 그 결과 에미상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선배들로부터 조언 상담을 적극 받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 ‘일만 해도 지친다’는 얘기엔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내 교육이나 커뮤니티에 참여했다”고 예를 들었다. 이 같은 노력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 관심사는 인공지능(AI)을 작업에 활용하는 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AI 시대엔 이를 새롭게 이용할 이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며 “챗GPT를 이용해서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명령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