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4대 과제
중부권 중심기관 ‘대전관’ 건립
생태미술관·디지털혁신 역점
‘이건희 컬렉션’ 전국 10곳 전시
“향후 3년은 새로운 50년의 확장기다.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겠다.”
올해 2월 재임을 시작, 다시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게 된 윤범모 관장이 지난 6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윤 관장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의 다가올 미래를 향한 4대 중점 과제로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을 앞세우고, 이를 토대로 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중심 미술관에서 벗어나 지역 확장을 위해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하 대전관)’을 건립한다. 대전관은 기존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에 이은 다섯 번째 시설이다. 윤 관장은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려 운영,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관은 1932년 건립된 국가등록문화재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을 활용해 내년 착공한다. 2026년 개관이 목표다.
윤 관장은 “2018년 12월 청주관이 생겼으나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수용하기에는 수장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건립이 추진됐다”며 “여건이 이뤄지는 대로 제 6, 제 7 미술관이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광주시립미술관·경남도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등 10여 곳에서 전시한다. 3개 전시를 만들어 각각 순회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점 과제 중 하나는 ‘미술한류’다. 그는 “순수예술이 한류 열풍에 동참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라며 “올해는 미술한류 원년으로, 이를 본격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오는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국 근대미술전을, 11월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와 ‘한국미술주간’을 연다. 내년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실험미술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연구자들이 한국 미술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누리집 ‘MMCA 리서치랩’을 개설하는 것도 미술한류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다.
또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미술관’으로의 전환을 위해 탄소 배출 저감 노력에 동참한다. 전시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도록 비닐·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중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엔 미술관 전시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감소 방안을 찾는 ‘MMCA 다원예술: 탄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미술계의 화두로 떠오른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누리집 기능 강화, 메타버스형 가상미술관 구축,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제공, 소장품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 디지털 혁신 과제의 하나다. 윤 관장은 “대체불가능토큰 등 신기술 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