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3년마다 시행되는 예술인 실태조사는 14개 분야별 예술인 구성 비중을 반영한 5000명을 선별, 1대 1 면접으로 이뤄진다. 이번 조사는 2018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2017년을 기준시점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예술인 가구의 총수입은 평균 4,225만 원이었다. 그 자체로도 국민 가구소득 평균 5,705만 원과 1000만원 이상 벌어진다. 하지만 이 수입중에 예술인 개인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수입은 평균 1,281만 원에 불과하다. 한달에 1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는 얘기다. 2015년 처음 조사가 실시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수입은 당시 1255만 원에서 거의 제자리다. 결국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투잡이나 알바에 매달리거나 배우자에게 경제생활을 의존하면서 버틴다는 얘기다.

그나마 만화(2177만 원), 방송연예(2065만 원) 분야의 예술인들은 좀 낫다. 사진(329만 원), 문학(549만 원), 미술(868만 원) 분야는 수입이라고 내세우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특히 문학의 경우 응답자 세 명 중 한 명은 “수입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다. 예술활동 계약 체결 경험자가 3년 사이 30.7%에서 42.1%로 증가했다. 낮은 임금 등 부당한 계약을 체결한 경험자는 9.6%로 3년 전 수치(12.2%)보다 낮아졌다. 국내 예술가들의 해외 활동 기회가 조금씩 넓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과연 우리나라에서 문화 예술로 먹고 사는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생활고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11년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증진시키겠다며 예술인 복지법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예술 복지는 먼 나라 얘기다.

문화예술로도 먹고 살 수 있어야 복지국가다. 예술인들에게 안전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예술인의 낮은 예술활동 수입, 열악한 경제상황 등을 인지하고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 예술인 대상 생활안정자금융자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올 상반기중에 시행 예정인 것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인 본인들에게 달려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가 없는 공급은 아무리 가치 있고 생산적이라고 하더라도 ‘먹고사는 일’은 되지 못한다. 예술, 창작이라고 다를 바 없다. 문화 소비자들의 수요를 감안한 창작활동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그건 일종의 탐색과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