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참석차 순방길 올라

‘한국 천주교 230년史’ 바티칸서 첫 전시

박원순 서울 시장이 바티칸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한국 천주교 230년사(史)’ 전시 참석차 이탈리아 순방길에 오른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시국, 밀라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세계 3대 박물관인 바티칸 박물관에선 이 달 9일부터 70일간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특별전이 열린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해 깊은 인상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3주년을 기념, 바티칸 박물관이 먼저 제안해 대관료를 받지 않고 전시공간을 내줬다.

이 전시는 단순히 종교적 유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격변하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의 천주교의 역할과 활동상을 보여준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이 찍힌 ‘경천(敬天)’ 친필 글씨 등 모두 230점이 전시된다. 전세계인들의 방문 행렬이 끊이지 않는 장소에서 한국 천주교 230년 역사를 종합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전시설계(큐레이팅)을 총괄했다. 전시 유물 가운데 서울역사박물관 보유 유물도 포함됐다. 박 시장은 9일 성베드로대성장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특별전 개막을 기념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해 축사한다. 이 자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 상임위원회 주교단, 교황청 관계자, 바티칸 주재 18개 외교 공관장, 14개국 청소년 순례단 등 600여명이 참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6일(현지시간) 닷새간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출국해, 애초 기대됐던 교황과의 면담은 불발됐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길에서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 로베르토 에르네스토 마로니 롬바르디아 주지사,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과 각각 만나 문화ㆍ예술, 경제, 교통,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서울시는 밀라노와는 2000년 자매도시, 2007년 우호도시 관계를 맺어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밀라노에선 ‘패션’ 분야 교류 확대에 집중한다.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밀라노 패션위크를 주관하는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의 카를로 카파사 회장, 세계 5대 패션스쿨인 ‘마랑고니 패션스쿨’의 로베르토 리치오 총괄대표 등을 만나 서울패션위크, 동대문 활성화 등 구체적 현안을 두고 논의한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