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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식간에 400만원 뜯겼다” 끔찍한 일 생기는 ‘이 문자’…무섭게 늘었다
단기 아르바이트 구인 피싱으로 추정되는 문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푼 돈이라도 벌려고 눌렀는데…털린다”

문자메시지 피싱(스미싱) 범죄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자메시지의 URL을 잘못 눌렀다가, 개인·금융정보를 탈취당하는 사례부터 단시간 고수익을 미끼로 고액 금품을 결제하게 하는 수법인 일명 아르바이트 피싱까지 다양한 스미싱 문자가 판을 치고 있다. 지난해 피해액은 144억원으로 추정된다.

6일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약 3억 건에 달하는 불법 스팸문자가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에 비해 10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에는 역대 최고치인 약 4억 건의 문자가 신고될 것으로 추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불법 스팸문자는 URL 클릭을 통해 개인·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스미싱 범죄 등 2차, 3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스미싱 피해액은 14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사이버보안 기업 안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단기 아르바이트 구인으로 위장한 문자 사기가 새로 등장했다. 이는 단시간에 고수익을 미끼로 고액의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체험단 등으로 아르바이트를 모집해 소정의 수익을 지급하고, 실제 수익 활동인 것처럼 꾸며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 그 후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고액의 현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수법이다.

주식 스미싱 메시지 [연합]

실제로 최근 체험단 모집 문자를 받고 약 420만원의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A씨는 체험단 활동을 비롯한 쇼핑몰 구매 대행 알바 문자를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지정된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인증하면 구입 금액의 10%를 수익금으로 합산해 정산 받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피싱 조직은 A씨에게 정해진 횟수를 채워야 수익금 정산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구매 대행을 반복하도록 했다. A씨가 중간 정산을 요구하자, 쇼핑몰 폐쇄와 금융감독원 제재 등을 핑계로 출금이 막혔다는 내용만 안내했다.

이 같은 실제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과태료 처분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현재 방통위에서는 불법 스팸 대책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체에 과태료 처분을 하고 있으나, 금방 사라지거나 소재가 불분명한 ‘떴다방’ 식의 업체에는 무용지물이다. 이로 인해 800억원 이상의 과태료가 체납돼 수납이 요원한 상황이다.

불법 스팸 문자 사전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각 이통사에서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 6월 처음 시행된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 는 문자재판매사가 KT나 LG 유플러스 등 문자 중계사의 사전 인증을 받아야 광고성 문자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인철 의원실 제공]

이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인증 신청업체 수는 전체의 10%에 그친다. 해당 제도는 민간 자율 규제 방식으로 이행에 강제성이 없다. 자격인증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업체로서는 참여할 동기가 부족한 실정이다.

조인철 의원은 “불법 스팸문자는 단순히 귀찮고 피곤한 문자가 아니라 스미싱 등 민생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방통위에서는 과태료 등 사후 정책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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