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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에 찬사” 20대女, 직접 기자회견 열고 친아빠 성폭행 고백…日서 무슨일
[ANN 뉴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0대 일본 여성이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기에 숨길 필요도 없고,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친아버지에게 수년간 성폭행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15일 일본 튤립TV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후쿠야마 리호(24) 씨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중학교 2학년생 여름 무렵부터 성폭행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리호 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아내가 월 1회 친구들과 외출하는 날을 노려 딸을 성폭행했다. 그가 고등학교 2학년생이 될 때까지 약 3년간 이어졌고, 횟수는 최소 8번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리호 씨는 "중학교 1학년생 때는 아버지가 내 신체 부위를 만졌다. 이후 관계를 강요 당했고,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불안보다 절망이 앞섰다. 가족에게 알리면 슬퍼할까 싶어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구해도 도움 받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다"고 했다.

아울러 "언제 또 아버지와 둘이 있게 될지. 둘이 있으면 성폭행을 당하려나 하는 불안 속에서 살았다"며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지킬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리호 씨는 고등학교 2학년생 때가 돼서야 아버지의 성폭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가 의지하던 보건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전했고, 이후 아동상담소의 일시적은 보호를 받게 되면서다.

리호 씨는 성폭행 후 제대로 된 일상을 누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정신적으로는 내 감정이 없는 것 같은 무기력감이 있었다"며 "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성적도 떨어지고, 갑자기 감정이 표출돼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며 "주위에는 심한 사춘기라고 여겼다"고 했다.

아울러 "밤에는 가해자가 같은 집에 있어 안심하고 잠들 수 없었다"며 "그래서 중학생, 고등학생 때 보건실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았고, 열이 나는 것도 아니지만 침대에서 쉬게 해주셨다. 학교에선 아버지가 없어 안심하고 잠들 수 있었다"고 했다.

리호 씨는 아버지의 처벌에 대해 "여기까지 온 이상 기소해줬으면 한다"며 "조금이라도 내가 과거에 당한 피해를 납득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벌을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동시에 피해자에게는 정신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가정 내 드러나지 않은 채 성폭력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직접 돕기는 어렵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이런 피해는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은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리호 씨는 지난해 3월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준강간 혐의로 체포된 리호 씨의 부친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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