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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도 없고, 의미도 없다”…‘원조나라’ 日서도 화이트데이 외면
일본 교토에서 일본 남성과 여성이 거리를 걷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970년대 일본 과자업체가 만든 기념일인 화이트데이가 일본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매년 일본 내 화이트데이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일본기념일협회가 실시한 조사결과, 2014년 화이트데이 지출비용은 730억엔(약 650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1년에는 240억엔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SCMP는 “협회는 올해 지출이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시작된 화이트데이는 1970년대 과자회사가 만든 기념일이다. 1977년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 있는 한 제과회사가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탕을 선물하는 날”을 지정했다. 해당 캠페인이 성공을 거두자 일본 전국제과산업협회는 그 다음해인 1978년 매년 3월 14일을 화이트 데이로 지정하고 “남자들에게 아내, 여자친구, 여성으로부터 과자, 케이크, 기타 선물을 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화이트데이'를 앞둔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탕 등을 고르고 있다. [연합]

하지만 현재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화이트데이는 큰 의미가 없는 기념일로 전락했다. 이자와 잇세이는 “선물할 돈도 없고 그것(화이트데이)은 (저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며 화이트데이를 기념하기보다 “애인과 여름에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돈을 저축하는 것을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에 거주하는 사업가 카토도 “단지 마케팅 캠페인에 불과한 꾸며낸 행사를 위해 초콜릿이나 다른 것을 사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지겹다”며 “화이트데이보다 더 인위적인 날은 없다. 그것은 단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쓰도록 강요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하소연했다.

SCMP는 화이트데이 인기가 떨어진 데는 선물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SCMP는 “화이트데이에 남자가 선물해야 하는 선물 가격은 2월 14일에 받은 선물 가격의 2~3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규칙이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이트데이 광고에도 비판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일본 아에라 매거진 홈페이지에 화이트데이 선물을 추천해달라는 기사에는 “초콜릿 회사들의 음모”,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선물을 주세요.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는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사랑을) 많이 받는다 게 인기의 증거라는 생각이 웃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나만 받아도 행복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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