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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큰손’ 만나고 변심한 트럼프 “금지하면 페이스북만 좋은 일”
틱톡지분 소유한 자산가 후원위해 번복 추측
“페북은 국민의적, 틱톡 없애면 두배로 성장”
쇼유 지 츄(왼쪽) 틱톡 최고경영자(CEO)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AFP]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자던 본인의 과거 발언을 번복하자 정치 후원금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후원금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가 틱톡 지분을 소유한 자산가의 후원을 받으려고 ‘변심’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투자한 억만장자 공화당 인사와의 만남 이후 틱톡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꿨다고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틱톡 금지 법안에 동의한 바이든 대통령과 대조되지만, 본인의 과거 입장도 뒤집은 것이다.

중국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1억7000만명의 미국인들이 애용하는 앱이지만,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탈취와 여론전에 틱톡을 사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재임 당시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 영역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재선에 도전하면서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틱톡에 대한 국가 안보와 데이터 사생활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이 플랫폼에)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다. 틱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틱톡 없이는 미쳐버릴 청소년들이 많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틱톡을 금지하게 된다면 페이스북과 같은 경쟁자들이 부당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당시 트럼프의 서비스 이용을 3년간 금지한 바 있다. 최근에서야 금지가 풀렸지만, 트럼프는 그동안 크게 반발해 왔다.

이어 페이스북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며 “틱톡을 없앤다면 페이스북과 ‘얼간이 저커(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비꼰 표현)’의 사업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난 지난 선거에서 사기 친 페이스북이 더 잘 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개인적인 원한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의 배경에는 정치후원금이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3월 초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한 휴양지에서 펀드 매니저 제프 야스를 만났다. 야스는 틱톡 규제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성장을 위한 클럽’을 후원하고 있는데, 바이트댄스의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야스의 지난해 순자산을 285억달러(약 37조3777억원)로 추정했다. 오픈 시크릿 데이터에 따르면 그는 2020년 이후 미국 정치 행동 위원회와 성장을 위한 클럽에 약 1억3000만달러를 기부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5일 미 하원의 틱톡 금지법 발의 이후 야스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 후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케이틀린 친 로스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의 해를 맞아 “공화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그의 ‘반중’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의회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 제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적 또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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