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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전쟁 항상 준비”...힘 앞세워 ‘30년 차르’ 노리는 푸틴
‘압도적 지지세’ 속 사흘간 1.1억명 투표
우크라전 후 첫 대선, 득표율 80% 주목
경제성장·애국주의 내세우며 내부 결집
러시아 대통령선거 시작을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5선에 도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과 최근 연설 문구가 게시된 상트 페테르부르크 거리 대형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러시아 대선은 15일 시작돼 17일까지 사흘간 실시된다. [AFP]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당선이 확실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이번 대선에서 푸틴이 얼마나 높은 득표율을 얻을 지가 주목된다. 선거를 앞두고 푸틴은 “핵전쟁이 준비돼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를 위협하기도 했다.

▶‘어차피 푸틴’...1억1230만명 투표=이번 대선은 러시아 본토는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15일부터 사흘간 치러진다. 유권자는 18세 이상 러시아인으로 약 1억1230만명에 이른다.

푸틴을 제외하고 러시아 대선 후보가 3명 더 있지만, 지지율이 10% 미만에 그쳐 형식적인 경쟁에 불과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러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5% 이상이 푸틴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의 여론조사에서는 예상 득표율이 82%에 달했다. 예상 수치대로 당선될 경우 푸틴은 과거보다 더 높은 득표율로 권력을 잡는다. 2018년 대선 당시 푸틴은 76.89%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올해 72세인 푸틴이 연임하면 2030년까지 6년 더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에 들어서며 푸틴은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30년 집권 이후 러시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캄차카의 지열발전소에서 한 직원이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타스]

▶우크라 침공 후 첫 대선...득표율 주목=국제사회 여론과 달리 푸틴은 줄곧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집권 기간 뚜렷한 경제 성장을 이룬데다, ‘강한 러시아’를 내세운 애국주의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경제는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예상 성장률인 0.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AP통신은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버티고 있는 러시아 경제는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가장 큰 자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치러져 푸틴이 집권 정당성의 근거로 득표율을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년 차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장악하며 러시아에 유리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우세했던 무인기(드론) 분야에서도 러시아군의 전자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밀리고 있다.

▶“핵무기 준비 됐다”...내부 결집 가속화=푸틴은 대선을 앞두고 내부 결집을 위해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13일 리아 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군사 기술적 관점에서 (핵전쟁이) 항상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와 같은 3대 핵전력에 대해 러시아의 무기는 “다른 국가들보다 현대적”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엔 경고장을 날렸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의 존립과 관계되거나 우리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되거나 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무기는 사용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의 (무기 사용) 원칙이 있다”고도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서방 국가의 군대는 용병이나 고문 등 형태로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주둔해 있다”면서도 “공식 군대가 파병되더라도 무기 공급과 마찬가지로 전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 대선은 처음으로 사흘간 치러지며 온라인 투표도 가능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투표 사이트에 접속해 원격으로 투표할 수 있다. 투표 마지막날인 17일 개표가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를 시행한다. 푸틴이 당선될 경우 오는 5월 공식 취임해 5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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