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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들 언제 사망했지?” 바이든 ‘인지력 논란’ 부른 녹취록 공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81세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논란에 결정타를 가한 기밀문서 유출·불법보관 수사 특검의 조사 진술 전문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로버트 허 특검이 하원 청문회에 앞서 의회에 낸 진술 전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5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을 당시 상황이 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출된 기밀 문서를 비서진이 어떤 경로로 사적 장소에 보관하게 됐는지를 묻는 물음에 "전혀 모르겠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논란이 된 장남 보 바이든의 사망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결정, 수사 보고서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기간과 장남 사망 연도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기술해 파문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가"라며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한 마음으로, 이게 그들과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조사에서 허 특검은 보 바이든의 사망 일시를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 부통령 퇴임 직후 업무와 관련한 서류를 어디에 보관했는지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시점부터 눈에 띄게 더듬거리며 "잘 모르겠다. 이 시기에 아들이 파병됐고, 또 죽어가고 있었다"며 "보가 어느 달에 사망했지? 세상에, 5월30일…"이라고 했다.

백악관 변호사가 "2015년"이라고 덧붙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2015년에 사망했나?"라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가 당선된 게 2017년 11월이었나"라고 했고, 익명의 남성은 "2016년"이라고 정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면 왜 내가 2017년 파일을 갖고 있느냐"고 했고, 백악관 자문이 "집무실을 떠난 게 2017년 1월"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부통령 재임 시점과 관련해선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혼돈을 보였지만, 곧바로 정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진술에서 200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문건이 유출된 경위를 놓고 "누군가 넣었을 것"이라며 "그게 2013년이었다면, 그런데 내가 언제 퇴임했지"라고 물었지만 2017년이라는 측근의 도움에 답변을 바로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9~2017년 부통령을 역임했다. 장남 보는 2015년에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아들의 사망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서 분명하고 상세한 기억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안에 있어 매우 상세하고 명석한 기억력을 보였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 대통령은 보고서에 묘사된 만큼 기억력이 흐리지 않았다. 허 특검도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처럼 무례하지 않았다"고 했다.

CNN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진술의 상당 부분을 특유의 농담으로 이어갔다"며 "전문만 본다면 웃음이 오가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짓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전체 대의원 3932명의 절반(1966명)이 넘는 1972명을 확보했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경선 결과와 관계 없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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