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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발레단에서 韓 무용수 꼭 있다…어떤 역할도 꼭 해내”
제20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강효정·이은원·임수정·채지영·최수진 등 출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무대에 오르는 안무가 김용걸, 현대무용가 최수진. 워싱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지안 카를로 프레즈 알바레즈, 이은원, 허용순 예술감독, 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 보스턴 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마르코스 메나, 안무가 조주현(왼쪽부터).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해외 발레단마다 한국인 무용수가 1~2명은 꼭 있어요. 앞 세대 무용수들이 본보기가 됐고, 그런 밑바탕에서 실력있는 한국 무용수가 더 많이 나오고 있어요.”

미국 보스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채지영, 미국 워싱턴 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 스위스 취리히 발레단 드미 솔리스트 임수정…. 오스트리아 빈 국립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로 몸 담고 있는 발레리나 강효정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무용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 유수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무용수는 250여 명에 달한다.

전 세계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제 20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6월 28~29일, 유니버설아트센터)을 통해서다. 세계 무대에 서는 한국인 스타 무용수들의 ‘갈라쇼’인 이 공연은 지난 2001년 시작,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강효정은 처음 해외 활동을 하던 때를 떠올리며 “슈투트가르트에 갔을 때만 해도 해외 발레단에 한국 무용수가 많지 않았다”며 “지금은 한국의 발레 교육도 남다를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젠 세계 전역의 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이고, 영스타들도 세계적인 무용수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 국립발레단에 있기 전 슈트트가르트에 있었다. 이번 공연에선 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브라질 출신 마르코스 메나와 2인무를 선보인다. 마틴 슐래퍼 빈 국립발레단 단장이 안무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 2막 파드되(2인무), 존 크랑코가 안무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 2막 파드되 등이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무대에 오르는 안무가 김용걸, 현대무용가 최수진. 워싱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지안 카를로 프레즈 알바레즈, 이은원, 허용순 예술감독, 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 보스턴 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마르코스 메나, 안무가 조주현(왼쪽부터). [연합]

해외 무대에선 한국인 무용수들의 역량과 끈기를 높이 평가한다. 강효정은 “외국 무용수들이 갖고 있지 않은 한국인만의 선과 음악성, 그리고 끼를 외국인 관객들이 더 아름답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뒤셀도르프 발레단, 스위스 취리히 발레단에서 활동한 1세대 무용수 출신 안무가인 허용순은 “지금은 세계 어느 발레단에 가도 한국 무용수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어떤 역할을 줘도 100%, 120%를 해내는 열기는 따라가기 힘들다. 이번에 한국 들어와서 한예종의 어린 친구들과도 연습해보니 2시간 동안 할 것도 1시간에 끝냈다”며 감탄했다. 그는 올해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2001년 1회 공연의 초청 무용수로 이 무대에 서기도 했다.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현재 미국 워싱턴 발레단에 몸 담고 있는 이은원은 10년만에 다시 20주년 무대에 오른다. 그는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 춤을 추고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같은 것 같다”면서도 한국과 해외 무용단의 차이점에 대해 “높이 올라가는 기구를 탈 때는 위험수당을 달라고 하는 등 노조가 강력한 요구를 한다”고 귀띔했다.

20주년을 맞는 이 자리는 무용수들에게도 각별하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남자’ 무용수인 안무가 김용걸은 “자신이 사랑해 선택한 발레라 어디 가서 힘들다고 말도 못하는데 이렇게 고국에서 멍석깔고 공연을 열어주면 보약보다 값진 기회”라고 했다. 그는 공연에서 김용걸댄스시어터와 함께 31명 규모의 ‘볼레로’ 공연을 선보인다. 김용걸과 함께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조주현의 ‘펄’도 무대에 오른다.

해외 발레단으로의 진출이 기대되는 ‘영스타’에는 올해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박상원을 비롯해 소하은(한국예술영재교육원), 박하민(서울예고), 박건희(선화예고)가 선정됐다.

제작감독을 맡은 장광열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는 “해외에 진출해있는 무용수들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무용수 개인에 대한 후원이라기 보다 국내 무용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 투자”라며 “이번 행사는 무용계 국제교류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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