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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빵 분쟁’ 백희나 “창작권, 존중의 문제” 일침
예술의전당 '백희나 그림책전'…첫 단독 개인전
“창작 구조 이상적이지 않아…후배 작가들 걱정”
백희나 작가. [예술의 전당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기본적으로 존중의 문제입니다. 저작권이든, 아이들의 그림이든, 작품과 창작권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책 ‘구름빵’의 저작권을 놓고 출판사와 분쟁을 벌였던 백희나 작가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단독 개인전 '백희나 그림책전'의 기자 간담회에서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백 작가의 첫 그림책 ‘구름빵’은 지난 2004년 출간 이후 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되고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지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콘텐츠 부가가치만 4000억원 이상 추산됐다. 그러나 출판사와 계약 당시 저작재산권을 일괄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을 맺으면서 그가 번 수익은 1850만원이 전부다. 백 작가는 출판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지만 3심 모두 패소했다.

소송이 마무리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백 작가가 받은 상처는 아물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도 구름빵 이야기과 검정고무신 작가 사건 등에 대해 얘기하면서 울고 말았다”며 추가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출판 문화계에서 작가들이 창작 욕구를 잃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현재 창작 구조가 이상적이지 않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백 작가의 첫 단독 개인전에도 ‘구름빵’(2004)이 포함됐다.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해 펴낸 ‘연이와 버들도령’에 이르기까지 백 작가의 11개 그림책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백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평생 보관해온 그림책 세트들을 모두 다시 꺼내 두 달여 간 작업했다. 20년이 된 ‘구름빵’ 세트도 그 중 하나였다.

백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했구나, 떳떳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 자신에게 크래딧을 주고 싶었다”며 “목표는 기적적으로 다 이뤘고, 그동안 해왔던 인형 세트와 책들을 보면서 완성도나 수준, 반응 등을 떠나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느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 작가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작업을 공유했다.

그는 “ 제가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 책을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매체를 활용하는지 팁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며 “책의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서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작가는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작업하는 후배 작가들을 위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작가들이 작업하다 보면 ‘아직 전시할 수준 아니다’ 등 오만 가지 이야기를 들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기본은 자기 자신의 작품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보호할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로서 어떤 맘으로 걸어 가는지 말이죠.”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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