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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다, 끈기와 우직 상징…극우성향은 외교무대 걸림돌
“나팔꽃이 예쁜 꽃을 피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전날 밤의 어둠과 차가움이다.”

29일 치러진 일본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ㆍ54) 총리는 1차 투표 직전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밤의 어둠과 차가움 속에서 빛과 따뜻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정치를 실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결선투표에서 대역전 극을 펼친 노다 총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우직하고 건실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57년 지바현에서 태어난 노다 총리는 부친이 자위대 지휘관 출신으로 다른 세습 정치인들과는 달리 ‘지반(지지조직), 간판(지명도), 가방(선거자금)’과 무관한 ‘끈기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젊은 시절 넉넉치 못한 가정 형편 때문에 과외교사, 도시가스 점검원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고, 25년간 한결같이 지역구 전철역 앞에서 거리 연설을 하는 우직함을 보였다.

중의원 5선인 노다 대표는 금권ㆍ파벌정치로 점철돼온 일본 정치의 구태를 청산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된 마스시타 정경숙 출신 첫번째 총리다. 원래 언론인이 되고 싶어했지만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후 1980년 마쓰시타 정경숙 1기생으로 입소하면서 정치인으로 진로를 바꿨다.

마쓰시타 정경숙에서 그를 지도했던 조코우 아키라(上甲晃) 씨는 그를 “정치를 바꾸겠다는 결의에 찬 젊은이었다“며 “옛부터 우직을 그림으로 그린 듯한 남자였다”고 평가했다.

노다 총리는 4년 가까운 재수생활 끝에 1993년 지바현 일본신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 달았다. 마쓰시타 정경숙 후배인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과 함께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했고, 2009년 9월 민주당 정권 출범 당시 재무상 부대신을 거쳐 지난해 6월 간 나오토 내각에서 재무상에 기용됐다.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우는 애연가이지만 담배값 인상에 앞장서는 등 균형재정을 위해 증세에 적극적이다.

역사인식이나 정치성향은 ‘민주당내 우익’에 속한다. 노다 총리는 “A급 전범은 일본 내에서 이미 사면됐으니까 더이상 전범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고 있다. 또한 영토문제에 민감하고 외국인 참정권을 반대하는 등 극우성향을 드러내 향후 한국,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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