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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숙 ,“국경밖의 독자를 생각하게 됐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기 작품이 자식같다는 말을 하는데, ‘엄마를 부탁해’는 제 자식이 아니라 제가 이 작품의 자식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작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독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이런 걸 보고 느끼고 하라’는 엄마와 같은 작품이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엄마를 부탁해’의 세계 북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소설가 신경숙(48)은 2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본래 뉴욕에는 쉬러 갔는데 책이 나오면서 예상치 못했던 스케쥴이 생겼다”며, “많은 걸 보고 경험하고 생각한 시간이었으며 국경 밖 독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긴 여행의 소감을 밝혔다.

신 씨는 “작품이 새로운 언어로 출간될 때마다 나와 작품이 여행을 함께 한 느낌이었다”며, 마치 신인작가 같은 느낌이 들어 긴장되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3박4일 일정으로 미국 7개 도시, 유럽 8개국을 도는 강행군 속에서, 마치 “끊임없이 기차를 타고 내리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각국의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선, 가족들의 상실감에 많이 공감을 하는 것 같았다며. 미니애폴리스에선 아버지뻘 되는 독자분이 9시간을 운전을 하고 왔다며, 북클럽 회원들에게 주려고 27권을 사 들고 와 사인을 받아갔다고 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스페인에선 어머니뻘 되는 분이 찾아오셨는데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채로 어머니가 저 세상으로 떠났다며, 어머니와 화해하지 못한 게 마음이 아프다고 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신씨는 ‘엄마를 부탁해’가 번역되면서 걱정한 게 시점이 잘 전달될까라는 부분이었는데, 인터뷰 때마다 예외없이 ‘화자를 왜 그렇게 썼냐’는 질문을 받았다며,잘 전달된 것 같았다고 했다. 책을 확대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현대와 전통의 단절,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물질문명이 만들어놓은 상황으로 보는 등 각 나라에 맞춰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훌륭한 번역도 이번 책의 성공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또 우리시대 자체가 계속 근원적인 것을 찾아서 가는 그런 상황에 몰려 있는 것, 또 소설에 대문처럼 내건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는 말도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성공의 요인을 나름 해석했다.

신씨는 또 한국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에 대해 들려줬다.

“한국문학에 신선해하고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젊은 작가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한국문학이 갖고 있는 서사에 대해 힘을 느끼는 듯 했다. 유럽에는 없는 공동체적인 감각, 인간애에서 희망을 찾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국문화, 음식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한 편집자는 책에 나오는 음식이나 한국 지역을 찾아보는 바람에 한국에 대해 잘 알게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유럽 영어권 문학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대신 한국문학 대안, 힘, 희망을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씨는 “한국내에서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 비관적으로 들어왔는데, 오히려 밖에서 보니까 한국문학이 역동적이고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도 했다.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다음단계로 넘어가고 그런 과정을 외부에선 서사적으로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신씨는 9월4일부터 11일까지 호주 브리즈번작가 페스티벌 참석하고, 14부터 18일까지 일본에 가 ‘엄마를 부탁해’의 일본어판 출간에 참석했다가 19일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도 잠깐 여행처럼 들른 기분”이라는 그는 이 일정을 모두 마치면 가을, 겨울 칩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내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싶다. 그동안 많이 이동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던 것 같다”

신씨는 그동안 해외국경 너머 독자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국경너머의 독자를 생각하게 됐다며, 그런 것이 앞으로 작품을 쓰는 에너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신씨의 최근작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도 판권이 각국에 팔리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폴란드, 중국, 스페인에 판권이 팔린 상태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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