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미군기지 인근 주민들 중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등 건강 이상을 겪은 사례가 속속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주한미군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 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고엽제 대책위)는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체적으로 행한 진상조사의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지난 7월 13일~15일 캠프캐럴 정문 인근 100~200m 이내에 있는 지역 중 노출 의심지역 두 곳을 택해 해당지역 주민 48명과 500ｍ이상 떨어진 대조지역 주민 10명 등 모두 58명(남성 25, 여성 33)에 대해 현지 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헬기장 인근 마을에서 2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고 41구역 인근 마을에서는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가 각각 1명씩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암과 피부질환, 말초신경병, 중추신경 장애를 앓고 있는 주민이 노출의심지역에서 16명, 그 외 손발 저림, 감각둔화 등 신경계 질환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노출의심지역에서 62명, 대조지역에서는 5명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노출의심지역에서 겨우 48명 조사를 했는데 이렇게 심각한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예상못했다”며 특히 신경계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의 수는 매우 유의미하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캠프 캐럴 주변 전 지역에 대해 광범위한 환경오염조사가 필요하며, 불과 수 십 가구 밖에 되지 않는 캠프 캐럴 최근접 마을에서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 4건의 조혈기계 악성질환이 발견된 것은 캠프 캐럴 위험요인들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인과적 관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소견’들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책위는 “기지 내 지하수에서 트리클로로에텐(TCE), 테트라클로로에텐(PCE) 등이 검출됐으나 한미합동조사단은 이것이 어디서 기인한 물질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하는 한미공동조사단에 대해 한국 국민은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환경부에 대해서도 “8월 초에 환경시료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주민들에 대한 건강피해조사를 8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열흘이 넘게 지난 아직까지도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 정부의 무능력함에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한 대책위는 왜관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역학 전수조사와 캠프 캐럴 기지 및 주변 환경오염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언급하며 “시민사회단체의 대표, 주민대표, 주민추천 전문가들이 반드시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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