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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곤한 한국 여성, 취업2모작은 기본.
대한민국 여성의 삶은 피곤하다. 20대 취업시장에서는 스펙과 전형에서 남성을 따돌리며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 속에 결국 직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자녀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면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야한다. 이같은 대한민국 여성의 ‘취업 2모작’사이클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0대 고용시장, 2분기 연속 여성이 남성 앞질러=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59.2%를 기록, 20대 남성 고용률인 58.5%를 제꼈다. 올해 들어 1분기에 20대 여성 고용률이 57.5%로 같은 연령대의 남성고용률(57.3%)을 추월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남성 고용률을 넘어섰다.

전반적으로 ‘일하는 남성’의 비율이 여전히 높지만 시야를 20대로 좁히면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을 앞지른 셈이다. 지난 1980년 20대 남성의 고용률이 80%대에 육박한 반면 20대 여성은 그 절반 수준인 40%대인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20대 채용시장에서 여성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취업난이 심화되기시작하면서부터다.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여성들이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남성들을 밀어내고 취업시장의 주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1980년 77.9%로 20대 여성의 고용률(41.4%)의 배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1998년 60%대로 떨어졌고 2008년에는 5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1989년 50%대를 돌파하고 2005년엔 60.2%를 기록하기도 했다. 

▶뚝떨어지는 30대 취업률, 4050다시 취업의 대열로=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 남녀의 고용률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2011년 6월 현재 30∼39세 남성의 고용률은 90.5%로 뛰어오른다. 20∼29세가 59.4%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여자는 20∼29세 고용률이 58.8%에 달하지만 30∼39세 고용률은 54.5%로 되레 하락한다. 육아와 가사 등에 대한 부담으로 상당수가 직장을 버리고 가정으로 회귀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고용률은 40대와 50대가 되면 다시 높아진다. 대학진학을 앞둔 중고생 자녀들의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50대 여성 고용률은 59.3%로 1992년 3분기(60.1%) 이후 최고였다. 50대 여성 10명 중 6명이 일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다. 이는 같은 시기 20대 남성(58.5%), 여성(59.2%)은 물론 20대 전체 고용률(58.9%)보다 높은 것이다.

20대 자녀를 많이 둔 50대 어머니의 고용률이 아들딸보다 높아진 것은 20대 남성 고용률이 대학 진학률 상승 등에 따라 하락한 반면 일하는 어머니의 비율은 교육비나 노후자금 부담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50대 여성 취업자는 2분기 209만 3000명으로 처음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10년 전인 2001년 2분기(121만7천명)보다 72%나 늘어났다.

<박지웅 기자@dolbburi>

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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