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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수사·대주주구속도 기업주가엔 ‘미풍’
오너리스크와 주가 상관관계 살펴보니…
오리온·태광산업·금호석화…

칼바람에도 아랑곳 급등

“기업 성장성·가치와 별개”

반복학습 효과도 작용한듯



검찰의 칼바람이 주식시장에선 미풍에 그치고 있다. 최근 1년 새 오너리스크가 있던 태광산업, 금호석유화학, SK C&C 등의 주가는 검찰수사 변수와는 다소 동떨어지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수사가 대주주의 구속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기업가치 훼손을 낳지 않았다는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반복 학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주가는 담철곤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이 담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이튿날인 17일 오리온 주가는 전일보다 1.21% 빠진 4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고 18일 오전 9시10분 현재 2000원 오른 45만1000원에 거래되는 등 대주주 관련 부정적인 소식의 영향은 미미한 모습이다.

담철곤ㆍ이화경 부부가 주식 27.4%를 보유한 오리온은 최근 조정장세에서 대표 경기방어주로서 식음료업종이 뜨는 데다 중국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에 소폭 하락했던 주가가 금방 회복해 이달 들어선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올랐다.

태광산업의 경우 검찰이 태광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다음달인 지난해 11월 18일에 주가는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1주의 가격이 139만7000원(5월 16일 종가)으로 무겁고 유통 주식 수가 전체의 30%가량으로 워낙 적은 데다 화학섬유의 호황에 따라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이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주가 상승에는 검찰수사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른 기업들의 주가 추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은 검찰수사가 시작된 지난달 12일 당일 주가는 4.62% 하락했지만 이튿날 6.06% 올라 회복했고, 세계적으로 합성고무 수요 확대와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그달 22일에는 24만15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5일 그룹 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선물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 소식에도 SK C&C 주가는 꿋꿋했다.

김승연 회장의 입김이 경영에 크게 작용하는 한화그룹이나 비자금 조성 의혹과 3세의 해외부동산 취득 의혹 등 여러 악재가 중첩되며 사태가 장기화된 효성그룹의 ㈜한화, ㈜효성의 주가만이 각각 검찰발 악재와 호재에 따라 소폭씩 오르락내리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재벌의 상속과 비자금 조성 관련 비리와 탈루는 비일비재하고 재계에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다며 이미 다 알려진 내용 아니냐. 설사 최근의 검찰수사 대상인 대주주가 구속되더라도 기업의 성장성과 가치에는 크게 상관없기 때문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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