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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박기기의 진화?..."LED로 카드 판독" 신종수법 적발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신종 도박기기로 사기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LED를 활용한 신종 도박기기를 유통하거나 이를 설치한 사기도박장을 운영한 유통·임대업자 김모(31)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제조업자 홍모(46)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경찰은 또 사기도박장 운영에 가담하거나 도박장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사기도박 등)로 조직폭력배 이모(35) 씨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조업자 홍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LED 사기도박 테이블’ ‘속옷형 무전기’ ‘특수몰래카메라’ ‘이어폰’ 등 신종 사기도박 기기를 만들어 50만~1000만원을 받고 전국 80여 개 도박장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유통·임대업자 김씨 등은 홍씨에게서 구입한 LED테이블 2대를 도박장에 설치해주고 수익금의 30%를 받아챙겼다.

조사 결과 홍씨에게서 LED테이블을 구입한 이들 중 일부는 인천 석남동의 상가 건물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 빌라에 사기도박장을 만들어놓고 폭력조직 ‘부평신촌파’ 소속 이모(35) 씨와 추종세력 등 14명과 공모해 도박장을 운영해 왔다. 이들은 ‘멘트 기사’ ‘사기도박 선수’ ‘도박장 관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사기도박을 벌여, 지난 해 9월부터 지난 달까지 15차례에 걸쳐 신모(56) 씨 등 8명에게서 5억3000만원을 뜯어냈다.

여기에 사용된 LED 테이블은 기존에 형광물질 등 특수용액을 이용해 인쇄한 ‘목카드’를 이용하는 고전적인 수법과 달리, 조작되지 않은 일반카드를 엑스레이(X-ray)로 보는 것처럼 판독하는 신종 수법이다.

LED 약 1500여개를 심은 테이블에 카드를 올려놓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영역의 빛이 카드를 투과한다. 이 때 특수 제작한 몰래 카메라로 빛을 촬영, 도박장 외부에 있는 ‘모니터실’로 카드 문양을 판독했다.

밖에서 기다리던 ‘멘트기사’들은 판독한 상대방의 패를 사기도박에 참가한 ‘선수’에게 실시간으로 무전을 통해 알려주고 배팅할 지를 지시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 사기도박 선수들은 개조한 무전기를 숨긴 속옷을 갖춰 입었으며 귓속에 3㎜ 크기의 자석으로 된 소형 이어폰을 넣어 ‘멘트기사’와 교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LED 사기도박 테이블이 서울, 부산, 강원, 인천 등 전국의 도박장 80여 곳에 유통된 것을 확인하고 기기를 사들인 이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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