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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先포인트로 고객 잡아라" 카드사 경쟁 치열
KB국민카드가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고객을 붙잡아두는 락인(Lock -in)전략으로 쓰이는 선포인트제도가 금융 부문까지 확대되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국민 금융포인트리카드’의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는 담보대출을 1억원 이상 받을 때 최대 50만원까지 포인트로 미리 상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제도는 기존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존재했지만 카드 발급 후 90일 이후에나 고객이 이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카드가 이를 고쳐 새로운 전략상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제기된 금융포인트 선지급의 ‘꺽기’와 과당경쟁 우려에 대해 “ ‘꺽기’는 대출의 대가로 고객의 의지에 반해 손해를 입히는 행위지만, 금융포인트 선지급은 고객의 적립포인트 사용용도를 다양화시켜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가계부채 경감에도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50만원 선할인 받으려고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신용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아 과열경쟁으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금융세이브를 통해 캡티브(Captive)시장을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부문의 강자인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른 카드사들이 금융세이브 서비스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금융지주사 아래에 있는 신한카드, 하나SK카드 등이 그 대상이다. KB국민카드의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다른 카드사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내놓으면 허가해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차량이나 가전제품 등 고가의 물건을 살 때 이용하던 선포인트 마케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카드사의 상품별 포인트 선지급 한도는 70만원 이내로, 포인트 상환기간은 36개월 이내로 정해져 있다. 카드사들은 이 범위 안에서 최대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올해 출시된 삼성카드의 ‘삼성 수퍼S카드’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최대 360만원의 약정한도를 회원가입시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신용카드 소비수준을 고려해 매달 이용할 금액과 기간을 정하면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약정한도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규고객수를 늘리는 것보다, 주거래고객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며 “선포인트 서비스는 자동차 캡티브를 가진 현대카드 사례에서 보듯 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선포인트는 일종의 부채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이브 서비스가 지금 당장은 아끼는 것 같지만, 결국 카드를 몇년간 계속 쓰면서 포인트를 쌓아 먼저 쓴 돈을 갚는 형식이다. 만약 카드 이용실적이 부족할 경우 현금으로 다시 내야한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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