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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2부 집짓기-(10)농지·산지를 전용해 내 집을 지으려면
도시민이 전·답 등 농지나 산지(임야)를 사서 집을 지으려면 먼저 지목을 대지로 바꾸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를 농지전용 또는 산지전용이라고 한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농지전용의 최대 면적은 1000㎡(300평)이다. 다만, 계획관리지역에서는 면적제한이 없다. 그렇다고 무제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집 건축시 건폐율(계획관리지역 40%, 보전 및 생산관리지역 20%) 규정이 따로 있다. 전용 받은 면적이 넓으면 건축물도 크게 지어야 인허가 때 문제가 없다. 또 전용면적이 1650㎡(500평)을 초과하면 농지전용부담금 외에 개발부담금(공시지가의 25%)도 물어야 한다. 현지에 거주하며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자격을 갖춰 660㎡(200평) 이하 농지를 전용해 농업인주택을 지을 경우에는 신고로 가능하다. 농지전용 부담금도 내지 않는다.

농지를 구입한 후 곧바로 농지전용이 가능하며, 전용받은 농지를 구입할 수도 있다. 양평과 같은 수질보전대책권역에서는 6개월 거주해야 전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등 지역이나 규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해당 관공서에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용허가가 난 후 2년 이내에 집을 지어야 하고, 1년 연장이 가능하다. 단, 농지에 창고용으로 짓는 농막은 농지전용이 필요 없다.

농지나 산지전용의 인허가 절차는 통상 토목측량회사에 대행을 맡긴다. 해당 농지나 산지 매매를 알선해준 중개업소와 이들 토목측량회사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중개업자와 서로 신뢰를 쌓은 경우라면 중개업자를 통해 소개받아도 되고, 아니면 해당 관청 소재지 주변에 토목측량회사들이 대거 몰려있으니 방문해서 믿을만하고 수수료가 저렴한 곳에 맡기면 된다. 건축주가 건축설계사무소에 인허가를 맡길 경우 별도의 토목측량 파트가 없다면 토목측량회사에 외주를 준다. 이들 간에도 서로 연결돼 있다. 지방의 군 지역 내 건축설계사무소에서는 대개 건축설계 인허가만 맡는다.

물론 비용절감을 위해 농지(산지)전용 인허가 과정을 건축주가 직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도면이나 서류준비에 어려움이 따른다. 골치도 아프고 적지 않은 시간과 품이 들어간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토목측량업체에 대행을 맡긴다.

건축 인허가는 아예 법적으로 건축설계사무소를 통하도록 되어있다. 건축법에 따르면, 건축 인허가에 들어가는 건축설계도면에는 건축사의 도장이 있어야 한다. 건축설계가 잘됐는지, 설계도면에 따라 건축이 잘됐는지, 그래서 안전한지 등에 대한 건축사의 확인이 있어야만 건축 준공이 난다. 결국 농지(산지)전용과 건축 인허가(건축설계 포함) 모두 대행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건축주가 인허가 대행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애초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택하거나, 조금 깎아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건축 인허가 대행비의 경우 설계사무소의 일을 줄여주고 다소 절충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건축주 본인이 직접 설계도면을 최대한 자세하게 그려 건축설계사무소에 가져다주고, 건축사의 설계업무를 줄여준 만큼 대행비를 조금 깎아 달라고 하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가 지난 2009~2010년 홍천에 농지 990㎡를 대지로 바꿔 건물면적 92㎡의 집을 짓는데 들어간 농지전용 인허가 대행 수수료는 150만원, 건축 인허가 대행 수수료는 100만원 이었다. 이 역시 약간 절충한 가격이다.)

농지전용은 농지법에, 산지전용은 산림법에 개발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산지전용 시에는 임목도(전용하고자 하는 필지 내 나무 분포도) 조사를 관할 산림조합에 의뢰해 조사하고, 그 조사서류를 첨부하게 되어 있다. 농지전용과 다른 점이다. 애초 산지전용 인허가비에 산림조합 임목도 조사비가 포함된 경우도 있고 별도로 청구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임목도와 산의 경사도 등 세부 사항 조사로 인해 임야의 경우 개발 불허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산지전용이 농지전용보다 어렵다. 산지전용의 경우 관리지역 임야 중 준보전산지 라야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전용에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농지전용의 경우 서류와 현장 상황으로 어느 정도 전용허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산지전용은 서류상으로는 가능하나 현장 상황이 개발 불허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변수로 인해 인허가가 농지보다 더 까다로운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산지전용 인허가비는 농지전용 인허가비보다 조금 더 든다. 인허가 처리기간도 산지전용이 농지전용보다 조금 더 걸린다.

농지전용 허가시 농지보전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 부담금은 총 전용면적 공시지가의 30%이다. 단, ㎡당 공시지가가 5만원을 넘을 경우 상한선인 5만원만 내도록 하고 있다. 땅값이 비싼 수도권은 비용부담이 크지만, 지방은 공시지가가 낮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또 가족체험형 주말농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시민들이 자신의 주말농장에 33㎡(10평) 이하의 주말주택을 지을 때는 농지보전부담금을 50% 감면해주고 있다. 산지전용시에는 대체산림자원조성비를 내야 하는데, 준보전산지의 경우 ㎡당 2240원(2010년 기준)이다. 


다음은 실제 농지나 산지전용 신청시 요령을 알아보자. 먼저 산지전용허가 신청 시 임야의 상태가 잡목이 빽빽해 측량이 힘든 상황이라면 측량이 가능한 시점에 신청을 넣어야 인허가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측량이 어느 정도 가능하도록 잡목을 베어내는 등 현장 상황을 만들거나, 아니면 겨울철 낙엽이 지고 측량이 가능한 시점에 다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한다. 물론 주택 개발을 위해 660㎡(200평) 정도 측량을 한다면 대개 가능하다.

또 하나, 지목은 임야인데 현황농지인 경우와 지목은 농지인데 현황임야인 경우 각각 득실을 따져본 뒤 전용방식을 결정한다. 지목이 임야라도 현황농지인 경우 농지법에 준해 전용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농지전용은 산지전용보다 절차는 간편한 반면 비용(농지보전부담금)이 많이 들어간다. 임야로 전용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현황농지에 나무를 심어 임야로 만든 다음 산지전용허가 신청을 해 전용비를 절감할 수 있다.

산지전용 허가 절차는 빨라도 한 달은 걸린다. 인허가업체에서 산림조합에 임목도 조사 등 외주를 줘 조사를 하고 자료를 받고 인허가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데 최소 한 달은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이 처리기간 중에 한 필지로 온전히 개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용하고자 하는 면적을 분할하는 측량을 해야 한다. 건축설계사무소가 아닌 토목측량회사에서 인허가를 대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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