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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27시간’이 현실로? 잔해 속에서 두 다리 절단해 빠져나와
규모 6.3의 강진이 휩쓸고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피해자가 달려온 의사들에 의해 두 다리를 잃었지만 무사히 구출됐다.

호주 브리즈번의 비뇨기과 의사 스튜어트 필립(38)은 25일 호주 abc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진 피해 현장에서 건물 더미에 다리가 눌린 50대 남자를 구출하기 위해 주머니칼과 톱으로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22일 강진이 크라이스트처치를 덮쳤을 때 현지에서 열린 한 의학 포럼에 참석 중이었던 필립은 바로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필립은 파인굴드 빌딩에 깔려 있던 한 남자를 발견했고 즉시 구조에 나섰다.

문제는 이 남자의 두 다리가 커다란 건물 기둥에 눌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필립과 동료 의사들은 남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두 다리를 절단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곧 절단 수술준비에 들어갔지만 ‘수술도구’라고는 주머니칼이 전부였다. 그나마 뒤늦게 현장에 있던 한 건축기사가 톱을 가져왔다.

다행히 필립에게 마취제가 있었던 덕에 이 남자는 두 다리가 잘려나가는 극심한 고통은 피할 수 있었다.

필립은 “여진이 계속되는 현장에서 수술을 한 것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겁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25일 호주로 돌아온 필립은 전날 이 남자가 뉴질랜드 와이카토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최고로 행복한 뉴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필립은 크라이스트처치에 여진이 발생했을 당시 현장을 빠져나와야 하는지를 고민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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