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노란봄빛 물든 봉화 띠띠미 산골마을…수령 100년 산수유 꽃 물결 넘실
이미지중앙

고택과 어우러진 노란 산수유(봉화군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낮 최고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라가면서 전국이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북 봉화군의 깊은 산골인 봉성면 띠띠미 마을에도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띠띠미마을의 공식 명칭은 봉화군 봉성면 동양리 두동마을.하지만 띠띠미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어원에 대해 여러 말이 있지만 뒷마을이라는 뜻의뒷듬뒤뜨미,세월 따라띠띠미로 굳어졌다는 설이 가장 그럴 듯하다.

이곳은 다른 산수유 명소보다 나무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고풍스런 집들과 산수유나무들이 어울려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꽃이 한창 필 때 그곳에 가면 마치 선경 속에 들어선 것 같다.

띠띠미마을에는5000그루 이상의 산수유나무가 있다.그중 상당수는100년 이상 된 것들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보면 여기저기서 노란 구름이 뭉게뭉게 떠오르는 것 같다.

누군가 마을을 통째로 노란 물감에 넣었다 꺼내놓은 것 같기도 하다.

노란색이라도 같은 노란색이 아니다.

이미지중앙

산수유는 연한 파스텔 톤으로 은근하게 풍경을 물들인다.밭둑도 개울도 고택의 담장도 무너져가는 폐가도 꽃을 흠뻑 뒤집어쓰고 있다.

사람의 집도 산수유 꽃도 서로를 내세우지 않는다.그저 어깨 겯듯 어울려 한 계절을 날 뿐이다.

마을을 이리 저리 헤매고 다녀도 눈 마주칠 사람 하나 없다.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많고,그나마 남은 사람들도 노인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그걸 증명하듯 곳곳에 빈집들도 눈에 띈다.

매년 이맘때면 화사한 꽃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찍으려는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 산수유가 특별한 또다른 이유는 시와 음악과 함께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중앙

띠띠미 마을산수유 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는 관광객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봉화군 제공)



매년산수유 개화 시기에 맞춰 '산수유 신춘 시 낭송회'가 열린다.올해는 오는 30일 오후 130시와 음악과 그리고 봄꽃향기를 주제로 시낭송과 더불어 성악공연이 펼쳐진다.

퓨전성악, 바이올린, 기타 등 음악공연과 한국문인협회 봉화지부 회원 및 초대 작가의 시 낭송이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노란 산수유꽃과 함께 봄날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마을 골목길에는 회원들의 시화도 전시해 놓아 길을 걸으면서 시를 감상하며 봄의 정취에 풍덩 빠져들게 할 것이다.

띠띠미마을을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근까지만 가면 산수유가 알아서 안내해 주기 때문이다.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가로수까지 산수유기 때문에 고민할 것 없이 노란 꽃만 따라가면 된다.

마을은 세상의 모든 길이 끝나는 곳에 있다.봉화의 진산이라는 문수산 자락 중에서도 마지막 골짜기다.

띠띠미마을은 영화워낭소리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이미지중앙

봉화군 봉성면 띠띠물마을의 새봄맞이 시 낭송회가 지역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봉화군 제공)


노인이 젊은 소를 길들이는 장면을 이 마을에서 촬영했다.

마을이 처음 생긴 것은400여 년 전이었다고 한다.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무릎을 꿇었던 삼전도의 치욕을 참지 못한 두곡(杜谷)홍우정(洪宇定)선생이 모든 걸 버리고 은둔을 위해 들어온 게 마을이 생긴 계기가 됐다.

그때는 다래 덤불로 뒤덮인 골짜기 중의 골짜기였다고 한다
.

이 마을 산수유는 바로 홍우정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문수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마을로 피난 오면서 심은 것이 시초다.

그 당시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400년 된 시조목 두 그루는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그는 자손들에게산수유만 잘 가꾸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니 공연한 세상일에 욕심을 두지 말고 휘둘리지 마라고 일렀다고 한다.


ks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