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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해남서 조리용 토기 발굴…“마한시대도 이동식 아궁이 있었다”
이동식 아궁이 출토 고분[해남군 제공]

[헤럴드경제(해남)=황성철 기자] 전남 해남군 읍호리 고분군에서 흙으로 만든 이동식 아궁이가 출토돼 주목된다.

이동식 아궁이 토제품은 그동안 가야나 신라권역 등지에서 주로 나왔는데 전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드러났다.

28일 해남군에 따르면 출토된 토제품은 높이 31.6cm, 너비 41cm, 솥 걸이 직경 22.8cm 크기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됐다.

외면은 격자(바둑판) 문양이 새겨졌고, 뒷부분에 연기가 나가는 연통을 함께 만든 일체형이다.

전북 군산 여방리 유적에서 유사한 이동식 아궁이가 출토됐지만, 미니어처로 만들어졌고 100년 정도 늦은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출토 유물의 가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토·복원된 5점의 유물은 물동이 항아리 바리 등 모두 부엌 조리용 토기로, 이동식 아궁이와 조리용 토기세트가 함께 출토된 경우는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는 최초 사례이다.

군은 지난해 해남읍 읍호리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 중 조사지역 외 주변에서 훼손된 상태로 확인된 석곽 1기를 발견, 훼손된 매장유산을 보호 관리하기 위해 긴급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마한시기의 유사상식석관(類似箱式石棺·판판한 돌을 잇대어 세워 만든 무덤방의 일종) 1기, 고려시대 토광묘 1기가 확인됐고 총 19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무덤방의 바닥에 깨진 상태로 확인된 토기 조각을 복원 결과, 마한계 이동식 아궁이와 함께 부엌 조리용 토기(물동이 2점 작은 항아리 2점 바리 1점)가 나왔다.

읍호리 고분군은 해남반도 및 전라도 지역에서 발견된 최대규모 고분군이다.

기원후 5세기대에 집중 조성된 고분군, 토기 가마터, 입대목 의례구조물 등 마한에서 백제로의 이행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 다수 발견됐다.

군은 읍호리 고분군에 대해 올해 전남도 문화유산 승격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해남군은 “읍호리 고분군을 비롯해 해남반도에 수많은 마한 관련 문화재가 밀집 분포한다는 것은 해남이 마한시기 해양문화의 요충지이자, 마한의 중심지임을 확인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고분군의 범위가 광대해 도굴 등 붕괴의 훼손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 지속적인 학술발굴조사와 보존 대책을 시급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식 아궁이와 조리기구[해남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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