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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험지를 뛴다] 의사출신 국힘 박은식 ‘민주당텃밭’ 광주에 출사표 왜?
한동훈 위원장, 지난해 비대위원으로 박후보 영입
“‘침 뱉고, 명함 버려도’ 광주의 아픔 더 껴안아야”
수도권 등 당선가능성 높은곳 제안 거절 후 광주행
무등산케이블카, 코스트코 등 지역경제 회생에 총력
28일 광주충장로 선거사무실에서 국민의힘 박은식 후보를 만났다. 그는 민주당 텃밭 광주에서도 심장부인 동남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서인주 기자] “침을 뱉고 가시는 분이 계셨어요. 제가 보수여당 후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당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광주를 더 어루만지고 그만큼 더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은식 국민의힘 광주동남을 국회의원 후보. 솔직히 광주사람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인물이다. 누구나 선망하는 의사 가운을 벗어두고 험난한 정치계에 발을 들였는데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영입한 의사출신 청년 정치인이다. 호리호리 큰 키에 하얀 피부. 정제된 말투에는 반듯한 그의 성품이 녹아든 느낌이다.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충장로에서 친구들과 떡볶이와 상추튀김을 즐기며 의사의 꿈을 펼쳐, 한양대 의대 합격증을 거머졌다.

군의관과 혹독했던 전임의 생활을 거쳐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역사와 법학에도 관심이 많아 고려사이버대에서 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면서 고향에 대해 생각했다. 광주에 있을때는 몰랐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광주정치는 변하지 않았고 지역경제는 위축됐다.

학창시절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되던 충장로는 폐업매장이 한집 걸러 한집꼴이다. 다른 대도시에는 있는 복합쇼핑몰은 고사하고 코스트코나 이케아가 단한곳도 없는 곳이 광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출신의 의사 박은식 비대위원을 영입했다.

“사실 수도권 등 안정된 지역의 출마 권유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나고 자란 광주에서 힘들지만 의미있는 첫걸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많지는 않지만 거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만날 때면 희망이 보이곤 해요”

광주정치1번지에 출사표를 낸 배경이다. ‘민주당 텃밭’에 40세의 젊은 의사이자 정치초년생이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험지중의 험지에 도전장을 낸 이유가 궁금했다.

28일 광주충장로 선거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커피 한잔 놓고 1시간 가량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소 까다로운 질문도 있었지만 그는 솔직하게 때로는 긴장하면서 답했다.

※ 헤럴드경제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 뛰어든 국민의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무소속 후보들을 만나 그들의 면면과 정치철학 등을 들어보고 이른바 ‘험지를 뛴다’ 기획 보도를 한다.

[일문일답]

▷ 당선 가능성은 얼마쯤 보고 있는가?

= 당선을 목표로 출마했다. 출마 자체가 이미 승리라고 본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

▷ 광주에 출마한 배경이 궁금하다.

= 광주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잠깐 살았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평범한 집안에서 학교 열심히 다니며 공부했다. 광주 대성초와 금남중, 문성고를 거쳤다. 대성학원과 양영학원. 당시 유명했던 재수학원에 다니며 한양대 의대에 합격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밴드활동 했는데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충장로우체국에서 친구들과 만나 밥도 먹고 붕어빵도 사먹고 추억과 애정이 많은 곳이 바로 광주다.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지역에서 많은 사랑과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고향에 대한 고마움. 광주가 더 나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내과 전임의를 거쳤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놓고 강대강 대결구도가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지금 당장 수용하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일단 의대에서 받을 수 없는 수치라고 본다. 대학 상황과 의료현실을 고려해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를 중재하는 시스템도 없었다. 의료계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의료인과 국민의 인식차이가 크다. 일단 의사양성 과정부터 미국 등 선진국과 차이가 많이 난다. 미국의 경우 주 정부에서 수련과정에서 재정적 도움을 주는 반면 국내는 수련과정이나 개업할 때 모든게 개인의 영역이다. 의대 다닐때도 정부에서 도움받은 게 거의 없었다. 젊은 의사들이 젊음을 이용당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들의 머릿속은 의료 파업이 아니라 사직한다는 생각일 게다. 물론 국가에서 의료면허를 주니 의료관리 책임이 있는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핵심은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점이다. 강대강 구도를 조율할 중재자가 필요한 이유다.

박은식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동남을에 국회의원 출사표를 냈다. 그는 민주당 일당의 광주에서 변화와 견제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서인주 기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영입케이스로 비대위원에 합류했다. 한 위원장은 어떤 사람인가?

=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송강호의 대사인데 한동훈 위원장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그리고 인간미도 있고 다정다감하다.

보수우파인데 낡고 딱딱한 이미지가 아니다. 세련되게 운동권 청산 등 프레임을 설정하는 게 강점이다. 옷이나 책, 언어선택. 굉장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국민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동안 이런 보수우파 정치인이 없었는데 상당히 놀랐다. 물론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지금의 오직 당의 승리에만 집중하고 계신다.

▷ 운동권에 대한 입장을 묻고 싶다. 당시 비운동권은 개인의 출세와 안위를 위해 검사나 의사가 되어 사회 주류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운동권은 민주화를 위해 옥고를 치르고 죽기도 했는데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

= 5·18민주화 운동은 존중 받아야 한다.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 탄생과정의 비극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잘못된 일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5.18을 겪은 고향에 어르신들에게는 늘 죄송하다. 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경우 잘못 평가된 면이 있다. 특히 광주에서는 악마화 된 부분도 있다고 본다. 잘하고,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냉철한 평가와 분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기 마련이다. 운동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5’18 전문 헌법수록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지켜져야 하고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원포인트 개헌은 행정의 문제가 얽혀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제가 법학을 공부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다. 광주 출신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할을 하고 힘을 보태겠다.

▷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며 정율성 논란 등 이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정치신인 박은식의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따뜻한 보수 건전한 보수”, “보수우파의 젊은 리더”

광주의 변화를 바라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 중앙정부에서 돈을 끌어내는 방식은 옛날식이다. 자유시장경제와 민간 투자, 고용창출이 궁극적인 선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의 아들이다. 고향의 어르신들과 친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 서울에 올라가 보니 거대한 사교육시장 틈바구니에 내가 있었다. 어찌 보면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고 지역에서 혜택을 많이 본 사람이었다. 우물안을 벗어나니 내가 살던 우물이 더 잘 보였다.

삼남지방에서 가장 발전한 곳이 충청도다. 지금은 강원도가 도약하고 있다. 반면 호남은 순유출 인구가 늘고 산업도 퇴보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뱃지를 달고 나면 존재감이 약해진다. 긴장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실제 평가로도 이어졌다.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실망한 것이다. 정치권력의 균형, 이게 돼야 광주는 발전한다.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어떻게 보고 있는가?

= 국민의 눈높이 비쳐봤을 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부친의 연을 내세워 만났고 결국 몰카공작으로 이어졌다. 곧이어 대통령의 유감표명,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등 제도개선이 이어졌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무등산케이블카 설치 등 지역경제 발전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가 무등산케이블카다. 남미의 여러도시들은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처럼 활용하고 있다. 나름의 관광효과까지 있다. 케이블카를 충장로에서 출발해 지산유원지, 무등산 정상까지 연결하면 사람이 몰릴 것이다.

양림동, 아시아문화전당, 동명등, 지산유원지 등 관광자원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신양파크호텔 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하면 균형잡힌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기독교병원 등 증축도 고민하고 있다. 밖에서 토끼를 잡는 것보다는 잡은 토끼를 잘 키우는 것이 몇 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은식 후보는 충장로에서 무등산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설치와 코스트코, 이케아 등 광주유치로 낙후된 도심에 활력을 넣을 계획이다. 서인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대표 공약이 광주인공지능산업과 광주형복합쇼핑몰 구축이다. 하지만 정부예산 감소 등의 우려가 높다. 어떻게 생각하나?

= 복합쇼핑몰은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더현대, 신세계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게 코스트코, 이케아 유치다. 실제 카페사장님들은 코스트코에서 머핀과 제과를 구입해 재판매하고 있다. 이케아가 들어서면 지역산업도 자극을 받고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 진다. 하지만 광주는 단 한곳도 없다.

세수부족으로 국가재정을 긴축 운영하고 있다. AI산업 등 지역현안을 반영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의결기관이 비상대책위원에서 일하고 있다. 지역의 일꾼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내수가 얼어붙고 자영업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민생경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

= 기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한다. 민간영역에 정부의 개입이 많으면 안된다고 판단한다. 현장의 이야기를 더 살피며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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