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복암리유적 9차 발굴 조사 원경[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헤럴드경제(나주)=황성철 기자] 영산강 유역에 거주한 고대인의 흔적인 전남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백제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와 집터 등이 확인됐다.

28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복암리 유적에서 진행한 발굴 조사에서 백제 주거지 2기와 인장이 찍힌 기와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주 복암리 유적은 2006년부터 여러 차례 조사를 거쳐 마한의 초기 생활상을 연구할 수 있는 도랑 시설, 백제시대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등이 나왔었다.

이번에 새로 확인된 기와에는 ‘관’(官) 자가 새겨진 인장이 찍혔는데, 보통 ‘관’ 자는 관아 즉, 관청을 뜻하는 용도로 쓰인다.

연구소는 “인장에 쓰인 서체, 크기 등이 기존의 백제 인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도 “기와를 만든 방식이나 제작 기법 등을 고려하면 백제 시대 유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제의 옛 수도인 공주와 부여, 신라와의 접경 지역이던 여수·순천 등에서 인장이 찍힌 기와가 나온 적 있지만 마한 중심 지역에서 확인된 건 처음이다.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명 고려시대 기와[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또, 고려시대에 복암리 일대를 관할하던 행정지인 ‘회진현’의 관아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 글자가 적힌 기와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소는 “마한에 이어 백제, 고려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나주 복암리 유적 일대에 관청 등 중요 시설이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도랑 내부와 시설물 등을 추가로 조사하려 했지만, 경작 활동 등으로 대부분 사라져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오는 30일 오후 1시 발굴 현장에서 조사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나주 복암리유적 9차 발굴 조사 원경[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