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 수급 노인이 놓고 간 봉투[정읍시 제공]

[헤럴드경제(고창)=황성철 기자] “어려운 이웃에게 써 주세요” 겨울을 앞두고 불우이웃에게 써 달라며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어렵사리 모은 돈을 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고창군과 정읍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수수한 차림의 할머니가 고창군청 사회복지과를 방문해 “좋은 곳에 사용해달라” 1800만원을 놓고 갔다.

기부자는 “예전 동생이 투병하던 시기에 고창군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고 싶어서 나이가 들어 삶을 회고하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읍시에서는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지난 22일 평생 모은 4000만원을 기탁했다.

이 노인은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은 “혼자 살면서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조금씩 모았고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며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6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군산시 나운1동 주민센터를 찾아 1000원짜리 100장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홀로 살고 있는 그는 “생계가 막막하던 때 수급자가 되면서 생활고를 넘길 수 있었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1000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모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본인도 어려운 형편에서도 이들이 모와 전한 성금은 지역 저소득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