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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도청 입주 2개월째 순천 신대지구는 원룸난
전입 공무원들 "월세 10% 올랐다"...부동산업계 "원래 비싼 곳"
인구 3만3000명 신도시에 오피스텔 한 곳도 없어 의아하다고
순천시 해룡면 신대지구 옥녀봉 인근 원룸촌. /박대성 기자.
순천 신대지구 원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다가구 신축이 점차 늘고 있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라남도 동부지역본부와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동부지소 등 유관기관이 입주한 '동부청사'가 순천시 신대지구에 신청사를 짓고 개청한지 2개월이 되도록 원룸 부족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도청 동부청사(지역본부장 정찬균) 직원들은 기존 연향동 청사를 신대지구에 옮긴 이후 원룸 업자들이 공무원을 상대로 임대료를 일제히 올렸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부동산 업계는 신대지구 원룸 공급부족에서 기인하는 단기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18일 순천지역 부동산업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순천시 해룡면 신대지구 일대 원룸(다가구주택)은 옥녀봉 일대 원룸촌과 신대중흥 2차 아파트 일대, 매안초교 일원을 중심으로 120여개소가 성업 중이다.

신도시 신대지구는 신축 건물인데다 고속도로를 끼고 있어 여수나 광양, 율촌, 보성군으로의 교통이 편리한 입지상의 장점으로 원래부터 임대 수요가 많은 곳이다.

9월 현재 순천시내 다가구·다세대 주택 임대가 추이를 보면, 방 1개 원룸의 경우 구축의 경우 보증금 200만원 기준 월세 35~37만원, 신축이 43~45만원에 형성돼 있으며 신대지구는 월세 40~50만원선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청 동부청사 직원 양모씨는 "작년에 보증금 200만원에 월 37만원을 주고 준신축을 계약했는데, 당시 집주인이 올해부터는 월세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며 "재계약 때는 올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대지구 원룸은 전년 대비 월세가 10% 이상 올려진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

도청 간부 정모씨도 "신대지구는 어찌된 일인지 오피스텔이 한 군데도 없어 할 수 없이 보증금 200에, 월세 40만원을 주고 원룸을 계약했는데 신대에 오피스텔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며 "그리고 원룸 골목에 편의점은 많지만 중형마트나 세탁소가 없어 양복을 입어야 하는 우리 공무원들은 좀 불편하다"고 했다.

이마저도 원룸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신대지구 개업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도청 직원들이 직장과 가까운 신대에 집을 구하려다보니 월세가 올라도 원룸 매물이 없다"며 "방이 빠지는데로 연결해줄테니 연락처를 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신대지구 원룸 공급이 부족한데는 신축건물인데다 교통이 편리한 입지상의 장점, 게다가 전남도에서 순천으로 발령 받은 직원 전원에게 정착지원금(매월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순천 신대지구 전경. [헤럴드DB]

또한 신대와 가까운 율촌·해룡산단의 경우 기숙사를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아파트나 원룸 등의 주택을 기숙사로 사용할 경우 회사에서 임차료(월세)를 지원하는 것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실무교육을 담당하는 허영실 교수(강사)는 "도청 동부지역본부가 '동부청사'로 확장 이전하면서 근무인원이 늘고 직장과 가까운 신대지구를 선호하다보니 수요-공급에 균형이 맞지 않고 공급 대비 수요가 우위에 있어 방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집주인들도 자재비 등 건축비 상승분을 월세에 반영해 신축건물의 수익률을 올려야 하고 원룸 주수요층인 젊은세대가 신축을 선호하다보니 월세가 일제히 오른 것처럼 보이나, 도청 이전 영향도 있겠지만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신대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도 "신대 원룸 월세가 40~50만원, 투룸이 50~60만원에 형성돼 있는데 있는데, 그나마 공실이 없어 방이 나와도 금방 빠진다"면서 "건축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 정도 월세는 받아야 투자 수익률 실현이 가능해 비싸졌다"며 물가상승을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은행 금리가 올라 예컨대 15억원을 들여 3층 원룸건물을 신축했을 경우보다 은행에 넣어두면 월 300~400만원이 들어오는데, 누가 별의별 사람으로 세입자 관리하기도 힘든 원룸건물을 올리겠냐"며 공급부족 이유를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대지구에 원룸 신축을 주저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건물주 김모(68)씨는 "신대는 땅값이 많이 올라 있는데다 건축비가 30% 가량 올라 예전에는 14억원이면 지었던 원룸건물이 지금은 17억원은 돼야 짓는데 그러다보니 은행 차입비용을 생각하면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은 다르지만, 공기업이 몰려 있는 나주빛가람혁신도시의 경우 원룸 공급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장기 임대 상품인 오피스텔이 주로 공급돼 있는데 수요 대비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오피스텔 임대료는 원룸보다 평수가 넓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50만원이면 얻을 수 있어 순천보다 집값이 낮게 형성돼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신대지구 인구가 3만300여명이 거주하고 직장인 임대수요도 많은데 원룸만 있고 오피스텔이나 대형마트 등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도시의 기형적 성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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