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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준석, '천하람 지역구' 순천서 주2회 수학 가르친다
학원 사무실 물색 재능기부...전남순천~경남진주 번갈아 수업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천하람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이준석(38) 전 당대표가 지방학생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예고하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17일 장소 물색 차 순천을 찾은 이 전 대표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약칭 배나사) 지방 교육지로 정치적 동지인 천하람 순천당협위원장이 활동하고 있는 순천(전남)과 진주(경남)를 낙점해 4월 개강을 목표로 강의실 임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배나사'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교육의 기회가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무료로 수학을 가르쳐 왔는데, 이번에 지방에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전남과 경남은 섬진강 하나를 가운데 넣고 양쪽으로 갈려 투표 성향이 확 달라지고, 문제는 비슷한데 해법이 다른 것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거는 우리 정치권에서 꼭 한번 짚어봐야 되는 문제로서, 순천의 젊은 세대와 진주의 젊은 세대가 그렇게 거리상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 만날 이유는 없다는 거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문제입니다"

이 대표 말대로, 순천은 전남동부권, 진주는 서부경남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구도 30만명 안팎이고 양 도시 모두 도농복합시에다 '교육도시' 명성을 얻고 있고 국립대학교(순천대, 경상국립대)를 보유하는 등 겹치는 공통분모가 많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소속된 '배나사'의 오프라인 강의실이 현재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만 있었는데, 이를 지방 소도시까지 확장해보자는 뜻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 대상지로 정치적 상징성도 있고 동서교류 시범사업으로 적합한 순천과 진주를 꼽았다.

그는 "전남은 광주 중심으로 돌아가고, 경남은 창원 중심으로 운영이되는데 반해서 전남동부와 서부경남은 소외되고 있어 일자리나 인구감소 등의 공공의 고민하는 부분이 있을텐데도 정치적으로 완전히 다른 투표성향을 보이는 매우 특이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광주와 대구도 그 지역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도권으로 인구와 산업이 몰리는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공통의 어젠다가 힘을 잃는다는 것이 이준석의 판단이다.

그는 "나이 든 세대에서는 이런 투표행위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가져야 된다"며 "광주와 대구가 정치적으로 힘을 합해 지방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 상황임에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 진영의 선봉장꼴이 돼 정치를 하다보니 손해만 본다"고 지적했다.

"영남과 호남이 싸우면서 정작 이익은 '준(準)수도권'이라고까지 불리는 충청도만 발전해 나가는 실정이에요. 광주의 젊은 세대와 대구의 젊은 세대가 하는 고민이 비슷한 것처럼, 순천과 진주의 젊은 세대가 하는 고민이 비슷하지 않을까 그걸 한 번 탐구해 보려고 순천에 내려 왔습니다"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월·화는 순천에서, 수·목은 진주에서 수학강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고등학생을 제외한 교육기회에서 소외된 중학교 2학년생 저소득층 위주 10~15명 정도를 신청받아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나사'는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을 앞두고 있어 지방 학생들에게도 교육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선생님들도 의지를 가지고 모이면은 이게 하다가 나중에 순천이나 진주의 자발적으로 조직으로 이제 변화되고 순천에 인재를 키우는 조직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여름 방학이 되면은 순천대 선생님들이 진주에 가서 애들 좀 가르쳐 주고, 반대로 경상대 교수님들이 순천에 가서 애들 가르쳐 주고 이런 것들도 저는 굉장히 재미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순천과 진주의 젊은세대가 그렇게 가까이 하면서도 만날 이유는 없다는 거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기존 주류 정치권과는 다른 목소리도 내놨다.

일부 정치인들이 5.18 헌법 전문수록에 반대하고 제주4.3의 김일성 지령 등 수구적 시각과 관련, 그는 "보수가 선거 이기는 방법은 역사 문제 같은 거에 있어서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간과 비슷하게 가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로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아젠다를 끌어올리면 되는데 젊은층이 그동안 보수정당에 눈길을 안줬던 이유는 종북 담론이랄지, 지역 갈라치기 등에 별 재미를 못 느꼈기 때문"이라며 진단했다.

이어서 "아무리 종북이네, 간첩이네 이런거 나와도 젊은세대는 더 이상 '적화통일하면 어떡하지?' 이런 두려움이나 위협의 대상이 아닌 조롱의 대상으로 보고 있고 '저 바보같은 사람들'이라고 불쌍해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보수는 자꾸 그거를 위기감으로 치환해서 설명하려하니까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라고 일부 정치인을 비판했다.

85년생인 이 전 대표는 5.18에 대해서도 "저희 세대는 처음부터 민주화운동이었지 광주사태나 폭동 이런소리는 한 차례도 없었으며 정리가 끝난 것이고 논제가 되지도 않는데 보수정당 주류들은 그런 걸 자꾸 이용해가지고 이제 지역 갈등이라는 거에 써먹으다보니 철지난 색깔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관점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발언에 대해서도 의도가 있다고 예리하게 분석했다.

"그분이 만약에 그런 말을 해놓고 내년에 대구·경북 지역에 출마를 한다 그러면은 그건 의도가 있었던 겁니다. 대구.경북 주민들은 그렇게 했을 때 자기를 뽑아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재원 최고위원이 했다는 것 때문에 불쾌해야 되는 것이고, 호남 주민들은 그거는 오히려 특정 지역에 가서 본인이 소구하기 위해 가지고 다른 지역에 아픔을 건드린 거니까 그건 비판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는 소선거구제 하에서 인구 상한선을 넘어 분구 대상인 순천이 2개 의석이 생길 경우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 전 대표는 "호남에서 두 개 이상의 지역구에 같이 뛸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나간다는 거는 그건 지역에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상황이고 전국의 주목을 받게 된다"며 "분구가 돼 갑·을 지역구에 국민의힘에서 '이정현-천하람'이 출마할 경우 신구조합이 너무 좋아진다. 민주당과 경쟁한다면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책을 출간한 이 전 대표는 보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화법으로 얘기했다.

그는 "누가 봐도 보수 정당이 5~6년 전까지는 탄핵 이후에 벗어나지 못하던 그런 시기에 김종인-이준석 체제가 들어오면서 소위 말하는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왔고 젊은 세대가 이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당을 만들어 대선과 지방선거에 승리했다"며 "내가 관심을 갖는 주제가 정치권에 올라와야지만 정치를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이라며 '국힘'의 과거 회귀 움직임을 경계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 내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와 정치권 현안까지 두루두루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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