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광주전남본부 "착공 전 보상 협의 등 절차대로 진행"
여수밤바다로 잘 알려진 섬마을 노인들이 삭발에 실신까지 하며 택지개발사업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서인주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여기서 나가면 정말 갈곳이 없습니다”
여수밤바다로 잘 알려진 섬마을 노인들이 삭발에 실신까지 하며 택지개발사업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전남 여수 만흥지구 택지개발 조성사업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삭발식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국토부 지구계획 승인심의를 앞두고 국토부와 LH에 "주민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업 추진은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삭발식에는 주민 30여명이 동참했으며 집회 도중 고령 주민 1명이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대책위는 "주민 동의를 통해 확실한 보상절차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여수시가 만흥지구를 LH에 떠넘겨 개발 이익금을 환수하기 위해 돈장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주민들 피눈물 흐리게 하는 사업이 도대체 누굴 위한 사업이냐"며 "삶을 터전을 뺏기지 않기 위해 죽을 각오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LH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2024년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며 "착공 전 보상 협의 등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수만흥지구 주민들은 9일 오후 세종시를 찾아 택지개발사업 전면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인주 기자 |
주민들은 지난 2019년 여수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조성사업(만흥지구 택지개발사업)'을 반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만흥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오는 2024년까지 3293억원 가량을 투입해 40만㎡에 아파트 2758세대, 단독주택 174호, 상업지구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환경평가 협의와 지구계획 승인을 마치고 올해 초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주민 반발로 현재 지구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주민들은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마을에 천막을 쳐놓고 4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