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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가 만난 호남인물] 송진태 광주주월새마을금고 이사장
‘월화수목금금금’ 44년 무등시장 터줏대감
특유의 친화력, 성실함으로 회원 신뢰 얻어
“어깨 힘주는 자리 아니다” 섬기는 리더십
송진태 주월새마을금고 이사장과 부인 오기숙 광진그릇백화점 대표가 44년을 이어온 가게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44년전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아끼고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니 어느새 주월새마을금고를 책임지는 자리까지 맡게 됐습니다”

광주를 대표하는 무등시장.

송진태 광주주월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지난 78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광주 남구 주월동에 자리한 무등시장이 개설된 즈음이다. 잘나가던 직장이었던 농협 곡물거래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전선에 나섰다. 어린 동생들과 홀로되신 어머님을 돌보기 위한 절박한 마음에서다.

종자돈 80만원은 그가 가진 전재산이었다.

보증금 200만원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간절함을 무기삼아 성실과 끈기로 밀어 부쳤다.

“월화수목금금금”

새벽 7시부터 밤 10시까지 가게를 지켰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다. 주변을 청소하고 동료들과 손님들에게 살가운 인사를 전했다. 간호사 출신 부인을 만나 가게를 하나씩 하나씩 키워 나갔다. 임대료를 내던 상가는 이제 그의 명의가 됐다. 힘들지만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모이는 돈들은 차곡차곡 모았다. 무등시장내에 있던 새마을금고와도 이때 인연이 닿았다. 고생의 땀의 결실로 어린동생들을 가르치고 아이들도 잘 키웠다.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송 이사장은 맞춤형 이사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송진태 이사장이 삶의터전인 무등시장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과 지역발전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당시 9평 남짓 주월새마을금고도 3층 규모의 어엿한 신축사옥을 마련했고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었다. 주월1동과 진월동에 2곳의 지점도 출점했다.

“두레, 품앗이”

새마을금고는 나눔과 협동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정서와 결이 같다.

특히 주월새마을금고는 무등시장을 중심으로 40년 이상 거래한 회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생선과 야채, 과일, 국밥을 팔아서 번 돈들이 금고에 하나 둘 모아졌다. 20~30대 젊은 상인들은 이제 환갑을 넘긴 지 오래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은 이유다.

“삶의 터전 무등시장은 제게 특별한 곳입니다. 신도시가 생기고 대형마트에 밀려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전통시장이 주는 따뜻한 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송 이사장은 ‘우리동네 슈퍼맨’으로 통한다. 안 통하는 곳이 없다. 오랜시간 한자리를 지켰고 인심도 후해 많은 선후배가 그를 따른다. 실제 시장통에서 마주치는 사람 대부분이 그를 반갑게 대했고 그도 같은 태도로 맞았다. 지난해 치러진 주월새마을금고 15대 이사장에 추대한 배경이다.

“이사장 자리는 어깨에 힘주고 호령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더 낮은 자세에서 고객을 섬기고 직원들을 아끼려고 해요.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송 이사장은 집무실 대신 현장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좀도리쌀을 나누고 무등시장 상인들을 위해 커피와 음료를 수시로 전달하고 있다. 무등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시민들에게도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추석명절 소외계층 선물전달을 비롯해 수해복구 자원봉사, 생필품 지원, 저소득층 선풍기, 온수매트 전달 등 선행도 주목받고 있다.

송진태 주월새마을금고 이사장

송 이사장은 합자회사 무등시장 대표도 역임했다. 상인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비와 지방비 지원을 받아 화재알림시설과 노후전선 교체 등 현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복도 이어졌다. 국가발전과 지역사회 공헌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행자부장관상, 광주시장상, 서울경찰청장상, 남구청장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주월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과 남구주민참여예산심의위원장, 남부경찰서 행정발전위원, 주월2동 주민자치위원, 남구 민주평동자문위 부회장을 맡고 있다.

송 이사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나갈 것” 이라며 “무등시장 활성화와 회원 여러분들이 좀 더 윤택한 삶을 살도록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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