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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옛날 독도서 물질했던 80넘은 제주 해녀들 70년만에 독도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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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경북 울릉군 독도 서도 물골에 있었던 제주 해녀들의 임시 숙소 모습.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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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울릉·독도)=김성권 기자]"독도야 잘 이서시냐(있었느냐). 다시 오난(오니) 눈물 남쩌(나네).”

세계적으로 희귀한 존재로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한 개척정신으로 어려운 작업 환경을 딛고 생업을 영위해 온 제주 해녀들이 18일 독도를 방문했다.

이번에 독도를 찾은 해녀 30여 명 중에는 1950년대 말 등 과거 독도에서 실제 물질을 했던 김공자 씨 등 해녀 4명도 포함됐다. 제주해녀들은 국가무형문화재 제 132호 지정됐다.

이날 독도에 도착한 제주 해녀들은 물양장에서 당시 물질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를 장구장단에 맞춰 목놓아 부르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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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 30여 명이 18일 오전 경북 울릉군 독도 동도 선착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독도 선착장에 발을 내딛은 김씨는 "19세 되던 해 처음 독도에 와서 서도 물골 쪽에 가마니로 임시 숙소를 지어 생활하며 미역을 주로 땄다""그때는 온통 물개(강치) 천지였는데 10년 전쯤에 다시 와 보니 물개는 한 마리도 없고 시설도 많고 엄청나게 변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제주 해녀들은 일제의 부당한 착취를 피하고자 육지로 그 활동 영역을 넓혔고, 독도 해역도 그 무대였다.

미역, 전복, 소라, 해삼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활발한 어로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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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마을회관 앞에 1956년 설치한 '울릉도 출어부인 기념비'(경북도 제공)


초기에는 주로 제주 한림지역 해녀들이 독도 물질을 갔다. 한림읍 협재리 마을회관에는 1956년 건립된 '울릉도 출어부인 기념비'가 남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광복 후 수시로 순시선을 보내는 일본에 맞서 독도의용수비대는 독도 사수를 위한 자체 경비를 마련하고자 제주 해녀들을 모집했다.

제주 해녀들은 독도의 서도 물골에서 가마니를 이용한 임시 숙소에 수십 명이 들어가 23개월씩 거주하면서 미역을 채취하고 바위와 자잘위에 널어 말렸다.

경북도는 독도 바다를 이용했던 제주 해녀의 독도 개척사를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수집·정리해 영토주권 강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도는 오랜 세월 독도의 바다에서 생업을 이은 제주 해녀들이 우리 땅 독도의 산증인인 만큼 이들의 독도 개척사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앞서 17일 오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포항에서 해양 인문 교류와 섬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과 제주 해녀 환영 행사를 마련했다.

경북도와 제주도는 앞으로 해녀 문화 보존·전승, 해양 역사 재조명 등 해양 인문 교류와 생태체험, 해양레저 등 섬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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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강치 새끼를 잡고 있던 해녀 김공자씨 모습. (경북도 제공)


또 섬 생태자원 보존과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환경보전 분담금 제도 도입, 글로벌 해양폐기물 공동 대응 및 바다의 탄소 흡수원인 블루 카본 사업화, 지질공원 활성화에 공동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해녀 어업을 전승·보전하고 생태관광 활성화와 울릉도·독도의 세계 자연유산 등재에도 큰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함께 협력하고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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