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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광양 산단, 산재사고로 5년 사이 90명 숨져
지난해 21명 숨지는 등 산재사고 매년 20% 증가
여수·광양 산단, 안전관리 담당 인력 5명 불과해
죽음의 산단 오명, 연매출 77조, 고용인원 4만명
11일 여수산단 여천NCC 폭발 사고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 국과수에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11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여천NCC 제3공장에서 국과수에서 지름 2.5m 넓이의 덮개를 살펴보고 있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여수)=박준일·박대성 기자]고용노동부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수·광양지역에서 산재사고로 지난해 21명을 비롯해 최근 5년 사이 90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등 현장 노동자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갔으나 11일 오전 여천NCC 폭발사고로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광양·여수산단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산재사고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양·여수지역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가 지난해만 21명이고 최근 5년 사이 90명이 숨졌다.

주요 산재사고를 보면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3일 여수산단 이일산업에서 화학물질 저장고 용접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지난해 9월 16일에는 여수산단 GS칼텍스 프로판 저장탱크 검사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탱크 밖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 지난해 5월 25일에는 남해화학 여수공장에서 공장 보일러 배출수 이송 작업 중 수중펌프 PVC 호스 연결부위가 고온의 폐수로 인해 이완되고 비산돼 노동자 1명이 중대 화상 사고를 입었다.

지난해 1월 10일에도 금호티앤엘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석탄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등 지난해 1년 사이 21명이 여수산단에서 산재사고로 숨졌다.

특히 산재사고는 지난 2017년 738건에서 2018년 887건, 2019년 1018건, 2020년 1248건, 지난해 8월말 기준 848건으로 5년간 4739건에 달했고, 산재사고가 매년 20% 가량 늘었고 5년 사이 산재 승인 건수도 총량으로 2배나 늘었다.

이처럼 광양·여수산단에서 숨진 노동자들은 대부분 하청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들로 확인 되고 이들은 가스 누출, 질식, 감전, 추락, 화재 등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

정부의 산재예방을 위한 지도감독 강화 그리고 산단 노후시설에 대한 전면 시설 개·보수와 신규기술 적용, 안전 관리자 확충과 외주업체 안전교육 등의 전반적인 사고예방을 위한 산단 기업들의 쇄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가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이들 기업에 살인기업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문제는 안전사고 빈도에 비해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산단의 경우, 안전관리 담당 인력이 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직원을 포함한 전담인력은 3명 뿐으로, 겸직인력 2명이 더해진 수치다. 결국 노동부가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를 지난해보다 20%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나 공염불이 되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민노총은 지난해 이일산업 폭발사고때 성명을 통해 “노동자들이 수없이 죽어나가도 그저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은 여지없이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래의 모든 중대 사망사고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직노동자와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어, 안전 불감증과 개인의 부주의로 치부하기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도 크다”고 지적했다.

강은미 의원도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는 사람을 경영책임자로 두지 않으면 산재를 막을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권한 있는 사람이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수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1-2021년 ‘여수상공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현재, 여수산단 입주업체는 GS칼텍스와 LG화학 등 291개사로 생산액은 60조 8000억 원, 수출액 225억7000만 달러, 고용인원은 2만4000여 명이다.

광양제철소가 있는 인근 광양산단도 입주업체만 162개사이고 생산액 15조 8000억 원, 수출액 70억2000만 달러, 고용인원은 1만2000여 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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