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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곳에 가면]울릉도 남서리 일몰전망대 관광모노레일 운행..일몰의 극치로 관광명소 급부상
남근바위서 소원빌면 자식복에 부부 情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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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이 서면 남서리 일몰전망대에 32억 여원을 들여 만든 관광모노레일, 이모노레일은 이달부터 시험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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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우리는 흔히 여명(黎明)의 새벽빛이 희망이라고 하지만, 누구는 일몰을 보면 슬퍼진다고 한다. 마치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는 것 같다며....

그러나 깊어가는 가을날의 노을 풍경은 슬픔보다 아름다운 감성이 앞선다. 해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투명한 하늘과 옅은 구름결을 붉게 채색하는 풍광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생도 황홀한 색채로 물드는 듯하다.

이맘때쯤 울릉도 남서리 일몰전망대와 학포 마을에서는 저녁노을과 함께 멀리 수평선 위에 펼쳐지는 본토 강원도쪽이 육안으로 자주 관측되면서 앞 다퉈 인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노을은 하루를 마감하는 안식을 허락하는 동시 멋진 선물도 제공한다.

울릉군 서면 남서리 사태구미 해안 변에 펼쳐진 절벽 위에는 일몰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오렌지 빛 일몰이 아름다워 울릉도의 대표적인 전망대로 입소문이 나면서 현지주민들은 물론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들도 낙조의 황홀감에 도취돼 모두가 시인이 되곤 한다.

군은 여기에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으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32억 여원을 들여 만든 관광모노레일을 이달부터 시험가동 을 거진후 내년, 본격 운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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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속 사진에는 멀리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의이 보이고 있다.육지의 본섬은 요즘 처름 맑은 일몰직전 남서리 일몰전망대와 학포마을에서 육안으로 종종 관측된다.(사진=울릉군청 관광문화 체육과장 김철환씨 제공)


이 모노레일은 179m의 거리에 최대 38° 경사도를 편도 4분에 운행한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모노레일에 탐승하면 우산국의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한 평온한 남양마을 이 한눈에 들어온다.

봄에는 지천으로 자라는 산나물과 여름이면 푸르게 우거지는 울창한 숲, 가을이면 알록달록 예쁜 단풍이, 겨울이면 설국으로 이색 풍경을 연출하는 등 4계절 모두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출렁거리는 바다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화산섬이 만들어낸 낙조의 아름다움이 지중해변에 서 있는 듯 환상에 빠진다.

해안 자갈의 유리알처럼 투명한 물 표면에 노을이 반사되면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모두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절벽 끝 허공 밖으로 쭉 뻗은 전망대 발밑 100m 아래에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왼쪽 아래에는 남근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예로부터 자식이 없는 사람이 찾아와 남근바위에 소원을 빌면 자식을 볼 수 있고, 정이 없는 부부가 남근바위를 보면 부부의 정이 깊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몰리고 있다. 실제로 자식이 귀했던 종갓집 장손이 소원을 빌어 자식 셋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건너편 산자락으로는 색시바위 또는 숙녀바위라고 불리는 바위가 바라보인다. 남근바위 보기가 수줍어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백미는 탁 트인 바다로 펼쳐지는 노을 풍경은 슬픔보다 아름다운 감성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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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서면 남서리 일몰전망대에오른 관광객들이 남근바위와 주변 풍광을 돌아보고 있다


이곳은 늦가을 아름다운 바다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입소문을 타면서 여행객의 일몰 성지가 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시시각각 색을 달리하며 바다 속으로 빠져드는 저녁 해를 감상할 수 있어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 해안 산을 육안으로 관측할수 있다. 개척당시 고향을 그리던 선조들의 고단한 삶을 잊으려 이곳에서 망향가를 목놓아 부르던 곳이다.

연인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둘이 나란히 앉은 뒷모습을 찍어달라고 꼭 부탁하자. 두 사람의 실루엣과 붉은 노을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사진 한 장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낙조(落照)에 물든 바다의 황홀함이 깃든 이곳 전망대로 오르는 소담스런 길도 있다. 옛날부터 선조들이 걷던 길을 잘 다듬어 놓았다.

동백,후박, 대나무 등이 어우러져 무더운 날씨에도 우거진 숲으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도보로 도 약 30분이면 충분히 이곳에 도착한다.

계단식 나무데크 와 곳곳에 설치된 쉼터 의자에 앉아 파도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복잡한 세상 걱정을 다 잊게 해준다. 이때는 잠시 휴대폰 전원을 꺼 두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이곳 모노레일 사업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관광자원을 개발한 대표적 사례다.

자연경관을 연계해 가장 울릉도 다운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는 공무원의 과감한 추진력과 판단력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환경훼손에 사업비도 많이 들어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관광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관광의 수요 증가를 이유로 야심차게 밀어붙인 한 공무원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이곳은 분명 울릉관광 명소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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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남서리 일몰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광경


특히 이곳에는 삼국시대 우산국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산국 박물관이 곧 문을 열게 된다.

주변에는 우해왕과 풍미녀의 사연 깃든 비파산과 유서 깊은 투구바위와 사지바위도 있다.

철썩이는 파도 옆을 정처 없이 거닐 수 있는 몽돌 밭 도 있어 역사탐방을 연계한 울릉대표 관광지로 손색없다.

옛 선사(禪師)지는 해에 산새는 날아 급하고, 고향 찾는 나그네 길은 멀다라고 시를 읊었다. 숙소를 정하지 못하고 농가의 지붕 밑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나그네의 절박함을 낙조의 시간에 맞추어 쓰고 있다.

가을의 끝자락 , 이 아름다운 울릉의 불타는 듯 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쳇바퀴 돌듯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잊고 여유로워지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해 보자.

ksg@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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