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울산경남 = 이경길 기자]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젊은 감각으로 즐겁고 재미난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인근에 수려한 외경을 가진 태화강과 연계한 사업 추진으로 유입인구를 늘리고, 지역상인 등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사업과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지난 23일 중구 도시재생센터 세미나실. 10여명이 모인 이 공간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각종 의견들을 내놓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울산지역의 문화, 예술, 도시재생 등의 사업과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젊은 인재들과 타지자체에서 뛰어난 활동을 벌였던 전문가들.
중구청은 이들과 함께 2016년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울산 중구로다(中具路多)'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찾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관청이 주도하는 사업보다는 지역 전문가와 상인 등의 참여를 통해 실제 시민들이 원하고, 필요하는 도시재생사업이 결국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결론에서다.
이날 제안된 주요 분야는 노후건축물 공실화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과 전국 최장 아케이드 공간을 이용한 원도심 상권 살리기,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시민 인식저변 확대, 방치되고 있는 수변공간의 리버파크를 활용 등 크게 4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인데다 중구 원도심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던 이들이 참여한 자리인 만큼 토론과 협의는 열정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중점적으로 이야기가 오갔던 분야는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노후된 원도심 내 건축물과 이들에 입주한 상권을 살리는 분야로 참가자들은 10월말에서 11월초에 달빛마루 축제라는 타이틀로 각종 사업을 함께 추진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통커뮤니티 이보람 대표는 "도시재생사업이 해당 지역 상인들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상점별 주요 메뉴를 선정하고, 문화의거리 메뉴판을 제작해 원도심을 찾는 시민들이 이를 보고 음식 등을 주문해 노후건물의 옥상에 마련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플러그인 사운드 김민경 대표는 "옥상에서 재즈아티스트 및 인디밴드 등의 공연은 물론, 참가자들이 아크릴 물감을 서로에게 뿌리는 퍼포먼스 등이 가능한 달빛마루 콘서트를 기획해 이색적인 문화예술의 경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옥상을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원도심의 각종 축제를 진행했던 홍지윤 청춘문화기획단장은 "옥상을 캠핑파티의 공간으로 활용해 주변 상가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영화도 보고, 텐트 안에서 쉴 수도 있는 야간 문화의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여러 옥상들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클럽데이처럼 이곳들을 돌아가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치예술협동조합 김정주 작가는 "도심수직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원도심 일부 건물 옥상에 설치 및 조형 예술품을 설치해 임팩트 있는 도시경관을 창출하고, 옥상에서의 행사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케이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점연합 클럽형 도깨비 야시장을 타이틀로 호프거리 끝에 무대를 설치해 아케이드 아래 공간을 댄스클럽으로 활용하고, 인근 상점과 함께 힐펍을 조성·운영하며, 상점과 연계한 프린지 페스티벌, 시민들과 지역 동아리 등이 참여한 퍼레이드로 원도심을 알리자는 의견도 나왔다.
태화강 수변공간 활용과 관련해서는 태화강 체육공원을 활용해 야외 캠핑장을 조성하고, 인근 상권과 연계된 포장마차형 푸드트럭존을 운영하며,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강변 DJ페스티벌 추진도 제안됐다.
또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시민 인식저변 확대를 위해 도시재생문화포럼과 팸투어,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고, 길거리퍼포먼스와 전시회 개최, 이색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된 문제점을 해소하고, 시민·상인과의 연계 강화방안도 마련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외에도 이 같은 사업들에 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영상·책자를 만들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이용하고, 또한 원도심 도시재생의 홍보 자료로도 써야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은 원도심의 상황과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화를 접목시키며, 태화강을 끼고 있는 장점 등을 활용해 그 속에서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이 어우러졌을 때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모임을 수차례 진행해 최선의 안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통해 내년도 본격적인 추진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 중구청은 지난말 국토교통부의 2016년 도시재생 공모사업에서 '울산 중구로다(中具路多)' 사업이 중심시가지형 부문에 선정돼 향후 5년간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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