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전 피부 소독하지 않아 연쇄상구균 감염
주사를 맞는 환자.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 70대 영국 여성이 비타민 주사를 맞은 지 일주일도 안 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간호사의 실수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간호사가 피부를 소독하지 않아 정기적으로 비타민 주사를 맞던 여성이 사망하면서 이에 대한 검시 법원의 경고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검시 법원에 따르면 패트리샤 라인스라는 77세 여성은 지난해 10월 17일 어깨에 비타민 B12 주사를 맞았다.
여성은 주사를 맞은 다음 날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이송 됐으며, 그곳에서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 여성은 상태가 계속 악화되면서 같은 달 23일 사망했다.
사후 검시 결과 여성은 주사로 인해 피부의 박테리아가 조직 깊숙이 침투해 감염이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검의는 주사 당시 피부에 박테리아가 존재했고 바늘에 의해 더 깊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여성의 사망 원인이 패혈성 쇼크라고 판단하고 사고사 판결을 내렸다.
여성에게 주사를 투여한 간호사는 전염병에 대한 국가 지침을 모두 따랐다고 주장하며 피부가 깨끗해 보여 소독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염병에 대한 예방 접종/그린북'이라는 제목의 문서 형태로 된 영국 보건당국의 지침에는 "피부가 깨끗하다면 더 이상 세척할 필요가 없다. 눈에 띄게 더러운 피부만 비누와 물로 씻어야 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의 레베카 서튼은 현행 보건 지침에 대한 경고를 발표하며 간호사들에게 주사를 투여하기 전 '상식'에 따라 환자의 피부를 깨끗이 소독할 것을 촉구했다.
레베카 서튼은 영국 보건안전청(UK Health Security Agency), 국민보건서비스(NHS England) 등에 편지를 보내 알코올 물티슈가 이와 유사한 사망을 막는 저렴하고 위험성 없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린북에는 알코올로 피부를 청소하면 박테리아 수가 감소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상식적으로 박테리아 수를 줄이면 주사하는 동안 실수로 박테리아가 더 깊은 조직으로 유입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린북은 소독이 박테리아 합병증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지만, 인용된 문헌은 이제 20년이 넘었다"면서 "향후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당국이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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