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국과 필리핀이 대외경제협력기금을 바탕으로 필리핀 내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랄프 렉토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 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세준 기자]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 교량 인프라 사업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최초 10억달러 안팎의 대형 랜드마크 사업이다. 역대 규모로는 각각 2위, 1위에 해당한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개도국 정부에 장기·저리 조건으로 빌려주는 자금(유상원조)을 말한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사업(1차)은 수도 마닐라 인근 라구나호 서부 호안선을 따라 고가도로·제방으로 구성된 순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EDCF로는 사업 전체 구간 중 1구간(37.5㎞ 중 7.9㎞)에 9억500만달러를 지원한다.

라구나호 순환도로 건설사업 사업실시구간[기획재정부 제공]

PGN 해상 교량 건설사업은 필리핀 중부의 파나이·귀마라스·네그로스섬을 연결하는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필리핀 내 관광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해당 지역에 교량을 건설해 도서 지역 간 교통 편의성을 제고하고,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주민 생활수준 향상 등을 도모한다. EDCF로 첫 번째 교량(파나이-귀마라스섬· 총 13㎞) 건설에 10억달러 이상을 지원한다. 이는 기금 역사상 처음으로 추진되는 10억달러 초과 대형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시공사가 우리나라 기업의 한정되는 경쟁입찰로 진행된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필리핀 등 동남아 인프라 시장 진출 확대를 지원하게 된다.

기재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내실화를 추진해 이제 단일 규모 1조원 이상 사업 지원이 가능해졌다”면서 “후속 사업에서도 한국 기업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등 한국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마르 해안도로 2차 사업 차관공여계약(LA·1억1000만달러)도 체결됐다. 이를 통해 2개 교량 신설과 도로(13㎞) 개보수를 지원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완공된 1차 사업과 연계된 것으로, 1차 사업 완공식에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하는 등 중점 사업에 해당한다.

기재부는 “EDCF를 대외전략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필리핀 등 경협 잠재력이 높은 주요 수원국과의 협력기반을 강화하고, 대형 사업을 발굴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